캡슐 안에 누우면 세척부터 건조까지 한번에
향후 상용화 여부에 많은 관심 쏠려
50여년 전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던 '몸 씻겨주는 기계'가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해 올해 다시 공개됐다. 24일(현지시간) 더 재팬 타임스 등 일본 매체는 이번 '오사카 엑스포'에서 샤워기 부품 관련 제조 기업인 사이언스 홀딩스가 선보인 ' 미래 인간 세탁기'가 많은 화제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해당 제품의 첫 번째 체험자로 나선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오사카 엑스포 시사회 전시'에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겉옷을 벗고 성인 남성 키만 한 캡슐 형태의 부스에 들어갔다. 차량 운전석처럼 뒤로 비스듬히 젖혀진 의자에 앉자 뚜껑이 닫혔다. 곧이어 부스 양옆에 붙은 창문에는 뿌연 습기가 가득했다. 내부에서 뜨거운 목욕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비누 거품도 나오고 다 씻은 뒤엔 바람으로 말리는 건조 기능까지 갖췄다.
뚜껑이 열리자 요시무라 지사는 촉촉한 얼굴로 신기한 듯 기계를 쳐다봤다. 체험을 마친 후에는 수건으로 약간 젖은 얼굴과 머리를 닦았다. 그는 체험을 마치고 “숨쉬기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전혀 문제없었다”며 "샤워가 부드럽고 매우 기분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이것이 미래의 목욕 형태가 될 수 있다"며 "노인 돌봄 등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현지에선 해당 기계를 '인간 세탁기'라고 부른다. 목욕하는 사람이 좌석에 앉으면 캡슐에 물이 채워지고 적정 물 온도를 자동으로 확인해 작동이 시작된다. 씻고 다 말리는 데 약 15분 걸린다고 한다. 아오야마 야스아키 사이언스 홀딩스 대표는 10살 때인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샤워 기계를 처음 봤다고 한다. 당시 일본의 산요(SANYO)는 우주선처럼 생긴 캡슐에 사다리를 타고 들어가면 물이 나오고 초음파로 공기 방울을 만들어 몸을 씻어주는 시제품을 전시했었다. 아오야마 사장은 이때 받은 감동이 진화된 샤워 기계 개발에 나선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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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인공지능(AI)으로 나이, 피부, 피로도 등을 파악하고 사람마다 최적화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에선 인간 세탁기 아이디어가 병간호 현장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기도 힘든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이 주 사용자다. 청소기 헤드 형태의 샤워 호스에서 물과 비누가 나오는데 신체에 닿는 동시에 흡입돼 침대가 젖지 않는다. 한편, 야스아키 대표는 언급했듯 1970년 당시 엑스포에서 공개됐던 스마트폰, 회전초밥, 캔 커피는 모두 현실화했다. 그러나 아직 인간 세탁기는 상용화되지 못했기에 해당 제품 상용화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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