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1000원대 편의점 커피 인기
원두 가격 오르자 편의점 매출 ↑
커피 원두 가격이 1년 새 두 배로 뛰자 원가 부담을 느낀 커피숍들이 음료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가성비를 전면에 내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마저 음료 가격을 올리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편의점 커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언제까지 오르나…작황 부진에 치솟는 원두 가격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아라비카 원두의 3월 평균 가격은 톤당 8680달러(약 1275만원)로 지난해 3월 4088달러(약 600만원)보다 약 110% 상승했다. 인스턴트 커피 등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 역시 같은 기간 3330달러(약 489만 원)에서 5500달러(약 808만 원)로 65.2% 상승했다.
원두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이상기후로 인한 주요 산지의 작황 부진 때문이다. 아라비카 원두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가 겹쳐 원두 생산량이 급감했다. 아라비카는 18~21도의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지만, 지난해 브라질은 기온이 30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겪었다.
로부스타 원두 주산지인 베트남 역시 지난해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의 영향으로 가뭄, 폭우 등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슈퍼태풍 '야기'로 커피 재배지에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원두 공급 감소에 대응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원두는 기후 변화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묘목을 심어도 생두를 수확하기까지 3~5년이 소요된다. 게다가 베트남 농가들이 커피나무 대신 수익성이 높은 두리안 등으로 작물을 바꾸는 것도 공급 감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에따라 커피업계는 원두 가격이 당분간 안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커피플레이션'에 뜨는 편의점 커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잇달아 음료 가격을 올리며 원두 가격 상승에 대응 중이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이달 초 아이스 아메리카노(벤티) 가격을 기존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2300원에서 2600원으로 각각 11.1%, 13% 인상했다. 지난 1월 스타벅스코리아와 할리스, 폴바셋이 메뉴 가격을 올리자 파스쿠찌와 컴포즈커피 또한 지난달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23년 기준 405잔으로, 세계 평균(152잔)의 약 2.7배에 달한다. 커피 소비가 일상화된 만큼, 커피값이 오르면 소비자 부담도 커진다.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편의점 커피에서 대안을 찾으면서 편의점 커피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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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대부분 1000원대다. CU의 '겟(get)커피'는 지난해 판매량이 잔으로 환산할 때 2억3000만 잔에 달했다. 한 달 평균 1900만 잔, 하루 약 63만 잔이 팔린 셈이다. GS25의 '카페25'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이달 13일 이마트24가 나들이 시즌에 맞춰 초가성비 파우치 커피 ‘1000블랙커피’를 출시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대용량 파우치 커피 판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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