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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젊은층 위한 세제혜택형 투자 상품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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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중시한 청년도약계좌
저축 위주 자산운용 권하는 韓
투자 중심으로 전환 필요

[논단]젊은층 위한 세제혜택형 투자 상품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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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라는 상품이 있다. 만 19∼34세의 젊은 층을 위해 정부가 기여금을 통해 자산형성을 도와주는 적금 상품이다. 최대 9.5%까지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상품을 보면서 의문이 든 점이 있다. 취지도 좋고 제도도 좋다. 그런데 왜 굳이 원리금이 보장되는 적금 형태만 있을까.


원론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 방식이다. 예금, 적금, 채권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물론 채권은 매매 차익이 있긴 하지만 돈을 빌려준다는 점에서 같은 특성을 공유한다). 다른 방법은 자산을 소유해서 가격이나 가치 상승으로 돈을 버는 방식이다. 부동산, 주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출 방식의 자산운용은 안정성이 높지만 수익이 확정되어 있다. 반면 이론적으로 자산 소유, 즉 투자는 최악의 경우에는 원금을 전액 날리지만 상방은 무한대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을 축적하는 길은 대출자가 아닌 소유자가 되는 것이 더 강력하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성장 엔진은 기업들의 경쟁이고, 그것의 결과로서 소비자들의 편익이 증가한다. 세계적인 부자들은 모두 기업을 창업하거나 기업의 소유권인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부를 축적한다. 이는 자본주의가 이 세상에 등장한 후 한 번도 변하지 않는 공식이다.


워런 버핏과 같은 일류 투자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부에 이르는 지름길은 빨리 투자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저축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저축해서 모든 돈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적립식과 같은 방법도 좋다. 소액으로 주식이나 펀드 혹은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는 것도 투자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투자보다는 저축을 권하는 사회이다. 정부 정책도 그렇다.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 제도에도 예금이 들어가 있다. 해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 상품도 없다. 미국이나 영국 등 자본 시장 선진국에서는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저축상품을 권하지 않는다. 대부분 투자 상품이고, 여기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일부 투자금을 매칭해 주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투자의 세계는 불확실하다. 내일 당장 주가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인간의 심리적 본성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불합리한 선택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현재의 확실성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10년, 20년 장기간에 걸쳐 주식 시장의 수익률은 예금이나 채권의 수익률을 이겼다. 단기적으로는 낮은 수익률이나 마이너스를 보이더라도 10년 이상 긴 시간 지평을 두고 보면 항상 주식이 승자였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시장의 역사를 잘 알기에 거의 강제적(?)으로 저축이 아닌 투자 상품을 통해 노후나 미래를 준비토록 하는 것이다.


한국은 1980년대 고도 성장기처럼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는 사회가 아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인적 자원의 대대적인 투입을 통한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려운 사회로 진입했다. 1인당 생산성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자본도 쌓여 있다. 그런데 그 자본이 기업의 곳간 안에 그대로 쌓여 있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당연히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제 사회는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시대로 가야 한다. 개인들은 더 투자해서 경험을 쌓고 자산을 축적해야 하고, 기업들도 이익을 주주들과 공유해야만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의 효율성이 높아지지 않는다. 저축을 권하는 사회에서 투자를 권하는 사회로 하나하나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 투자하지 않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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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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