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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궁중연례악 '보허자' 공연…AI 활용해 노랫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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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13~14일 국립국악원 예약당에서

국립국악원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통의 복원을 시도한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오는 3월13~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행악과 보허자-하늘과 땅의 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정기공연을 한다. 이날 연주할 궁중연례악 '보허자'는 노랫말인 창사(唱詞)가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 악곡이다. 3장으로 구성된 연례악인데, 창사가 2장까지만 전해지고 3장은 창사 없이 선율만 전해진다. 국립국악원은 AI에 한시 약 450편을 학습시켜 전해지지 않는 3장의 창사를 새롭게 만들어냈다.


AI는 창사를 제작하기 위해 효명세자와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의 한시를 학습했다. 조선 제23대 국왕 순조의 하나 뿐인 아들 효명세자는 예술과 학문에 관심이 많았고 재능도 뛰어났다. 21세 나이에 요절했지만 350수가 넘는 한시를 남겼다. 여기에 추사와 다산의 한시 약 100편이 더해졌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이건회 예술감독은 25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작발표에서 AI가 지은 3장의 창사에 대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정악의 외형적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회 예술감독은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전통 음악의 보존과 계승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전통에 기반한 현 시대 새로운 정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우리 전통에 기반한 음악도 AI와 같은 기술을 이용하면 훨씬 더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의 창사 제작 과정을 이끈 아트플랫폼 유연의 박진형 대표는 두 가지 대형 AI 언어 모델인 챗GPT와 라마3를 활용해 창사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효명세자의 한시와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의 한시까지 약 450수를 학습한 라마3에 보허자 1, 2장의 창사, 3장에 나올 수 있는 주제들을 입력해 우선 한글 가사를 생성했고, 이후 챗GPT를 활용해 한자로 된 창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궁중연례악 '보허자' 공연…AI 활용해 노랫말 복원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들이 2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궁중연례악 '보허자'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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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악단이 정기공연에서 선보일 '행악'은 왕실의 행차나 관찰사, 사신 등의 행렬에서 연주한 행차 음악을 뜻한다. 조선시대 왕실의 행차 음악은 행차의 여정에 따라 궁을 나서는 '출궁악', 행차 중 연주하는 '행악', 궁으로 돌아오며 연주하는 '환궁악', 환궁 이후 베푸는 연향에서 연주하는 '연례악'으로 구성된다. AI가 창사를 새롭게 만든 보허자는 환궁 후 마지막 연례악으로 연주될 예정이다.


'허공을 걷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보허자는 고려시대 때 중국 송나라에서 넘어온 악곡이다. 도가 사상과 관련된 음악으로 신선들이 자신보다 높은 상선을 알현할 때 허공을 맴돌며 불렀던 노래다. 가사는 상선의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내용이었고 고려시대 때 수용되면서 신하들이 임금의 무병장수,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노래로 자리잡았고 조선 시대까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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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첫 시작을 알리는 출궁악에서는 '여민락만', 행차 이후 궁으로 돌아오는 환궁악에서는 '여민락령'이 전통 그대로의 방식으로 연주된다. 왕실의 행차 도중 연주하는 행악에서는 '취타'와 '대취타'를 선보인다. 취타는 보통 관악기 위주로 연주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정악단의 고보석 거문고 수석과 이명하 가야금 수석이 구성한 현악기 편성과 향비파와 월금 등의 악기를 더해 더 다채로운 구성의 행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음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작은 징을 나무틀에 매달고 채로 쳐서 연주하는 악기인 '운라'는 취타 연주에만 간혹 편성되곤 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대취타와 취타 두 곡에 모두 편성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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