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관세도 中 타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멕시코에 대(對)중 관세를 부과하라고 촉구하고, 중국을 타깃으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추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익명 소식통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20일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멕시코 대표단과 회동하며 25% 관세를 피하려면 중국산 수입품에 자체적인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참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막판에 멕시코, 캐나다 관세는 한 달 유예를 결정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이 관세 부과 이유로 꼽은 마약과 불법 이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병력 1만명을 파병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소식통에 따르면 멕시코 대표단은 중국에 대해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고, 양측은 무역·관세 문제를 다룰 실무단 구성에 합의했다. 미국과 멕시코 당국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이 다음 달 12일부터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이 또한 중국을 타깃으로 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무역정책 수석담당자였던 케이트 칼루트케비치는 캐나다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칼루트케비치 전 수석담당자는 "미국이 지금까지 한 일이 이 부문의 과잉 생산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것들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과 관련이 있으며, 중국의 비시장 정책과 관행이 이 세계적 공급 과잉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를 압박하는 이유는 미국이 최상의 거래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 각서를 발표했다. 기술, 에너지 등 전략산업에서 동맹국의 대미 투자를 장려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와 미국의 대중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같은 날 USTR은 중국 선사 및 중국산 선박과 관련한 국제 해상 운송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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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투자, 무역 및 기타 문제와 관련된 일련의 조치를 통해 중국을 겨냥했으며, 이는 미·중 관계 악화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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