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랄라 폭사' 5개월 만에 열려
헤즈볼라, 내부 결속 다지고 건재 과시하나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이 5개월여 만에 대대적으로 치러진다. 장례식 시작 전부터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헤즈볼라가 건재를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스랄라의 장례식은 23일(현지시간)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의 대형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장례식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 장관, 레바논 당국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이날 오전부터 경기장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며, 이번 장례식이 레바논에서 2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스랄라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했다. 당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지도부를 대거 잃으면서 공개적으로 장례를 치르지 못할 만큼 세가 위축됐었다. 이에 헤즈볼라는 나스랄라를 비밀리에 매장했다가 이스라엘과 임시 휴전에 들어간 이후에야 공개적으로 장례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헤즈볼라가 장례식을 대외적으로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레바논 내부적으로는 반대 세력 차단 및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한 계기로 삼으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스랄라는 헤스볼라를 30년 이상 이끌어왔고 조직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헤즈볼라는 나스랄라 폭사 이후 레바논 내부에서도 정치적 장악력을 잃고 비판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에는 친서방 성향의 조제프 아운 대통령이 선출된 데다, 내각에서는 헤즈볼라를 겨냥해 국가만이 레바논 영토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알리 다무쉬는 이스라엘을 거론하며 "모든 마을과 도시에서 와서 적에게 저항이 계속된다는 점을 알리자"며 "65개국에서 800여명의 저명인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나스랄라는 장례가 치러진 이후 베이루트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