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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월드+]우크라이나 전쟁의 끝과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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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유럽 주요국 배제
미·러의 일방적 휴전 회담
우크라 나토가입 등 난망

유럽 배치 미군 철수 눈앞
폴란드 등 러 위협에 노출
침략과 혼란에 직면할 수도

[최준영의 월드+]우크라이나 전쟁의 끝과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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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24일 시작되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취임 즉시 24시간 이내에 러·우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휴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회담을 위한 전제 조건이나 다른 유럽 국가의 참여 없이 우크라이나 미래에 대한 협상을 즉시 진행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놀라게 했다. 회담지로 선정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한발 물러서 미국 대표단을 파견해 러시아와 협상하도록 했다.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왈츠,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중동 특사 스티븐 윗코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와 휴전 조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움직임에 대해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불안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 국가의 참여 없이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이 진행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이 강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휴전을 위해서는 2022년 전쟁 이전 국경으로의 복귀와 더불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평화유지군 파견을 포함한 안전보장 조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희망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능하며 전쟁 이전으로의 국경선 회복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의 뮌헨 안보회의에서의 발언은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한 국면으로 회담이 진행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휴전 이후 평화협정 준수를 위해 미군은 물론, 나토 차원의 군 배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독일군이나 프랑스군이 파견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나토와는 관계없는 그들 국가의 독자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유럽 군대와 러시아군이 충돌하더라도 나토 헌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동대응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와 전쟁 이전 국경선으로의 복귀 불가는 그동안 휴전 협상 개시를 위한 러시아의 전제 조건이었다. 러시아로서는 자신들의 전제조건이 충족됐음은 물론,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의 대립으로 인해 향후 유럽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음에 대해 기뻐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이제 푸틴 대통령이 강조해 왔던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권으로 편입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안이라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실익 없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지원을 원한다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그동안 제공한 5000억달러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규모로 매장돼 있는 희토류를 비롯한 광물자원 채굴권을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추가적인 군사지원과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을 키이우에 보내 희토류 광물의 50%를 미국이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과거 지원에 대한 대가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것만 포함돼 있지, 미래의 지원에 대한 제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자원 제공의 대가로 광범위한 안전보장을 확보하고 싶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모호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이후 우크라이나 및 유럽 대륙의 안보는 유럽 국가들의 몫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유럽 국가에 대해 러·우 전쟁 휴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 평화유지군 등 안전보장 조치에 대해 제안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유럽이 러·우 전쟁 휴전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가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휴전 이후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 변화에 대해 유럽은 이제 스스로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다. 덴마크 국방정보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휴전 이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다시 주변 국가를 대상으로 공격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영토 확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면전도 감수하는 세력에 대해 유럽이 스스로 단결해 이에 맞설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는 점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위협을 실존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국내총생산(GDP) 5%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유럽에 배치된 2만명의 미군을 철수하는 상황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1941년 8월14일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처칠 영국 총리는 대서양의 영국 군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서 영토 변경은 당사국 국민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서양 헌장에 서명했다. 80년 넘게 국제질서의 근간으로 여겨지던 이 원칙은 이제 무력화되고 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용인되는 상황에서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세력권과 영향력 확대를 노골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여러 국가는 침략과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연하게 간주하던 질서와 규칙이 눈앞에서 붕괴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러·우 전쟁의 휴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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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글로벌 법률·정책)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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