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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정부, 집주인들에게 1200만원씩 단열비 부과한 이유[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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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주택 단열재 보강 강제
정제유 러 의존도 여전히 높아





영국 정부가 민간 임대인들에게 2030년까지 정부가 지정한 단열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상승한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임차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한 주거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계획의 핵심은 임대인들의 의무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이다. 임대인들은 2030년까지 약 6800파운드(약 1200만원)를 투자해 정부의 단열재 기준에 맞춰 주택을 수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단열재 추가 설치나 태양광 패널 설치 등을 통해 에너지 성능 인증서를 취득해야 하며, 이는 모든 민간 임대 주택에 적용된다.


이번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임차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로 임차인들이 연평균 240파운드(약 43만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약 50만 가구 이상의 임차인들이 에너지 빈곤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영국의 심각한 에너지 비용 부담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절감액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임대인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주택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임대인들은 이미 대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주택을 매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정책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英 정부, 집주인들에게 1200만원씩 단열비 부과한 이유[AK라디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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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영국 정부가 이 정책을 강행하는 배경에는 심각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년간 가정 내 평균 에너지 비용은 연간 1971파운드(약 350만원)에서 3549파운드(약 630만원)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일반 가정의 생활비 부담을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정책은 지난해 7월 취임한 키어 스타머 총리의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 보수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노동당에 내준 주요 원인이 에너지 인플레이션이었던 만큼, 현 정부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장기적으로 영국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환경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영국의 에너지 위기는 러시아산 정제유 의존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국은 북해 유전을 보유하고 있어 원유와 천연가스의 대러시아 의존도는 5%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제유의 경우 전체 수입량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환경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석유 정제소를 해외로 이전한 결과, 가장 저렴한 러시아산 정제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2022년 12월 5일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가스 제재 발표 이후, 영국은 러시아산 정제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대체 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유럽 지역의 기상 이변으로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현재는 미국산 정제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달리 해상 운송이 필요해 운송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산 대비 4-5배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英 정부, 집주인들에게 1200만원씩 단열비 부과한 이유[AK라디오] 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원자력 발전 재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최대 8개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 신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다른 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대체 에너지 사업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항구가 없는 내륙국가들의 경우, 미국이나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별도로 에너지 수입 계약을 체결하며, EU의 대러 제재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는 이들 국가를 위해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 새로운 에너지 허브 항구 건설을 제안했으나, 비용 부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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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은 동서 유럽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의 유럽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EU의 통합된 대러시아 정책 수립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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