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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서울을 생각하다]GTX 속도와 서울 도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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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GTX-A 노선 개통
세계서 가장 빠른 교통망
서울·경기 통합철도망 구축

도로는 만성적 교통난 시달려
고속도로·주요도로 지하화 등
서울만의 매력 살린 해법 필요

[걸으며 서울을 생각하다]GTX 속도와 서울 도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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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서울 교통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서울 원도심과 강남을 거쳐 경기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 GTX A노선이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경기도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까지는 약 20분, 동탄에서 수서까지는 약 20분이면 갈 수 있다. 2028년 개통 예정인 서울역에서 수서까지 이어지는 A노선의 마지막 구간이 이어지면 그 변화를 더욱 크게 체감할 것이다. 2030년 개통 예정인 B, C 두 노선이 이어지면 서울과 경기도는 그야말로 통합 철도망을 갖추게 된다.


통합 철도망을 갖춘 대도시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GTX는 진일보했다. 기존의 대도시 통합 철도망의 경우 원도심의 역은 일종의 터미널로서 승객들은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다른 수단으로 갈아타야 한다. 도쿄 신주쿠역이나 뉴욕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주쿠역 하루 이용객은 약 350만 명으로 세계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신주쿠역이 최종 목적지인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도쿄 도심의 다른 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은 신주쿠역과 비교해 이용객이 훨씬 적지만, 대부분의 이용객은 한 번 내린 뒤 지하철을 비롯한 다른 수단으로 갈아타야 한다. 부분 개통한 GTX-A노선도 아직은 그런 상태이긴 하지만, 모든 구간을 개통하면 기존 지하철과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속도 역시 놀랍게 빨라졌다. GTX는 다른 어떤 도시의 어떤 대중교통 수단보다 빠르다. 세계 대중교통 수단 중 GTX만큼 빠른 것은 중국 광저우 18호선과 22호선뿐이다. GTX로 인해 경기도에 사는 이들의 서울 진입이 훨씬 빨라졌고 편리해졌다.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삶의 질 또한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다 좋기만 할까. 아니나 다를까 GTX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할 거라는 우려, 역 주변 부동산값을 올릴 거라는 걱정도 크다. 광역 철도망이 부족한 주요 도시와의 격차가 커질 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GTX가 서울 대중교통의 우수성과 선진성의 상징이라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중 교통망인 데다가 특정 구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적 노선이 아니다. 매우 긴 노선으로 넓은 지역을 달리는 동시에 기존의 교통망과도 편리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는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걸으며 서울을 생각하다]GTX 속도와 서울 도로 개선 서울 올림픽대로의 차량들 모습. 조용준 기자

GTX는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 이후 기술 개발을 지속해온 지난 50년의 성과다. 50년 전 겨우 지하철 노선 하나를 개통했던 서울은 그사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광역 철도를 가진 도시가 되었다.

지난 5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지하철과 전철과 달리 도로의 발전 상황은 이에 못 미친다. 20세기 말, 서울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주요 도시와 비슷하게 인구가 급증하면서 극심한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1980년대부터 한편으로는 지하철을 만들면서 또 한편으로는 고속도로와 도로 정비를 열심히 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교통난은 조금씩 나아졌지만 교통수단으로서 도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버스 전용 차선 도입으로 주요 도로는 좁아졌고, 고속도로 진입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차량으로 꽉 찬 서울의 도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역시 지지부진해졌다.


세계의 여러 도시를 보면 도로 개선을 둘러싸고 두 가지 추세가 뚜렷하다. 하나는 도로를 사람이 걷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 정비하는 것이다. 도로를 아예 없애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보다 도로를 좁히는 사례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뉴욕 5번가 거리는 앞으로 보행자 중심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차량이 많은 상업 지역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는 것이다. 1975년 싱가포르에서 시작, 런던과 밀라노 등에서도 시행하고 있는데 뉴욕 역시 맨해튼 상업 지역에 도입을 시작했다. 상업 지역 안으로 들어오려면 경계 밖에 차를 주차한 뒤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이들로부터 공적 자금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다만 혼잡통행료를 달가워할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요금을 징수하는 대신 상업 지역 안에 주차장을 없애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을 유도함으로써 도로의 차량 수를 줄이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러한 추세의 목적은 차량, 특히 자가용을 억제하는 것임을 잘 알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 중 하나이자 도시 환경 개선의 여러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서울은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좋을까.

서울은 여러 가지가 혼합되어 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처럼 일관성을 강조하는 정비된 경관이 많지 않다. 인구 밀도가 높고 한 곳에 여러 건물과 상업지가 모여 있다. 골목은 많이 없어졌지만, 좁은 도로가 많은데 그 좁은 도로 위에서 보행자와 다양한 이동 수단이 서로 배려하며 이동한다. 불편하긴 하지만 좁은 곳에서 느껴지는 활기가 곧 서울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서울만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여기에 GTX의 속도감을 적용해보면 어떨까. 몇몇 도시에서 시행하는, 도심 안으로 차량 유입을 억제하는, 혼잡통행료 같은 통제적인 정책보다는 차량을 도시 안에서 빠르고 편리하게 흐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쪽이 훨씬 서울다운 미래지향적 해법이 아닐까. 예를 들어 GTX는 지하로 다니기 때문에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여기에 착안하여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의 일부라도 지하로 옮긴다면 차량은 훨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고 지상의 소음과 먼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확보한 공간에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다니게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최첨단 대중교통, 걷기 편한 보행로, 달리기 좋은 도로의 3박자를 골고루 고민할 때라야만 서울에 가장 어울리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이왕 경험한 GTX의 속도감을 철로 밖에서도 적용해볼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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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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