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바 '라디오스타' 11년간 운영
예술제 출전 등 학창시절 음악 접해
광주DJ협회장·라디오 방송 등 경력
음악감상실 등 상징적 문화공간 필요
"동구 구시청 가게별 특색 모색해야"
"음악은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숨결처럼 늘 곁에 존재합니다. 때론 위로와 용기가 돼주고 마음을 정화해주는데,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전해주는 직업이 DJ입니다."
1985년부터 39년간 광주지역에서 음악 문화를 발전시켜온 DJ 송민근(58) 씨의 이야기다.
광주 동구 구시청 아시아음식문화거리에서 LP 뮤직카페 '라디오스타'를 11년간 운영한 송 씨는 라디오 방송과 광주·전남 DJ협회, 음악 강연 등 지식 공유를 통한 음악 문화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철학은 음악이 단순한 예술·오락이 아닌 장르에 대한 소개와 배경 등 해석을 통해 그 가치를 끌어올려 더욱 가치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송 씨가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된 것은 학창 시절부터다. 중학교 시절 그는 대중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겼고, 학교 대표로 '호남예술제'에 나가기도 했다.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대학가요제가 방송하는 날 카세트테이프로 녹음해 매일 반복해서 들었고, 친구들에게 곡에 대해 소개를 하며 추천해줬다. 송 씨는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부터 DJ로서 끼가 있었던 듯하다"고 회상했다.
1980년 당시 전남대학교 인근은 음악다방이 20여개가 있을 정도로 많았다. 그 시절에는 오디오를 갖추거나 LP 등이 있는 가구도 많지 않았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음악다방이나 감상실 등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때문에 송 씨는 자연스럽게 그 문화를 접할 수 있었고, 1985년 주변 선배들의 권유로 DJ로 입문하게 됐다.
오랜 DJ 생활 동안 그는 광주DJ협회장, 한국방송DJ협회 광주지부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KBS 라디오 프로그램과 광주교통방송에서 메인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매년 광주충장축제 등 문화예술행사에서 DJ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광주동구인문학당에서 팝, 대중가요의 시대별 변천사 등에 대한 음악 강의를 진행했다.
송 씨는 "짧은 음악 지식으로 시작한 DJ였기 때문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음악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며 "당시 DJ라면 필수 독서였던 ‘팝아티스트 대사전’부터 월간 팝송이나 음반 해설지 등을 통해 음악 지식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블루스와 포크, 록, 재즈 등 장르별로 공부를 하다 아티스트 등으로 세부별로 나눠 배우며 점점 더 음악의 깊이에 빠져들게 됐다"며 "학창 시절부터 일생을 몰두하며 배운 음악에 관한 지식을 이제는 강의 등으로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게 낙이 됐다"고 소회했다.
이처럼 좋은 음악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 송 씨의 가장 큰 고민은 현재 운영하는 '라디오스타'가 위치한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의 침체 현상이다.
'구시청', '젊은이들의 거리'로도 불리는 이 거리는 요즘 들어 중년층도 찾고 있다. 송 씨는 그 이유가 특색있는 음악 가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재 이 거리에는 주말마다 재즈공연을 하거나 LP, 대형스크린 등으로 송출되는 음악, 위스키 등 잔술을 즐길 수 있는 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도 이 일대는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시아 음식'이라는 테마적 한계와 '비싼 임대료'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송 씨는 "구시청엔 아시아 음식뿐만이 아닌 음악가게 등 다양한 가게들이 있다"며 "여러 가게의 전체적인 특성을 살려 거리를 활성화해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악 가게들이 경영난 등으로 줄어듦에 따라 DJ란 직업을 관두는 이들도 많다"며 "시민들과 음악 교류를 위해선 강의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문화공간이 필요하다. 광주DJ협회에서도 지역의 상징적인 문화공간이 될 수 있는 '음악감상실'을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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