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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00억·SK 80억…美 로비 금액 '역대 최고' 공든 탑 쌓는 韓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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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난해 美 로비활동에 100억원 지출
주요 대기업들 트럼프 불확실성 대응 총력
'韓 외교 공백' 길어지면 기업 부담 커질 듯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로비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공급망 재편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시기인 만큼 대관 활동에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외교·통상 공백은 당분간 재계를 더 바쁘게 만들 전망이다.


23일 미 상원에 접수된 기업별 로비 신고 내역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698만달러(100억3000만원)를 지출했다. 삼성전자·삼성반도체·삼성SDI·이매진 등 4개 기업을 합산한 금액이다. 삼성그룹의 대미 로비액은 2023년 600만달러를 넘겼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 100억·SK 80억…美 로비 금액 '역대 최고' 공든 탑 쌓는 韓기업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 경제인 간담회를 갖고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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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23년 말 해외 대관 업무를 담당해온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 조직을 팀에서 실로 격상하고, 김원경 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외교통상부 출신 '미국통'으로, 이재용 회장의 해외 출장길에 줄곧 동행하는 인사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마크 리퍼트 미국 법인 대외협력실장(부사장), 산업부 관료 출신 권혁우 GPA 상무 등도 대미 로비에 투입됐다.


SK그룹은 지난해 559만달러(80억3000만원)를 썼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와 공급망 정책, 인공지능(AI),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로비가 집중됐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벌이던 2021년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 금지 조치를 막으려 612만달러를 지출했었다. 당시보단 적지만, 해마다 증가세를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북미 지역 대관 컨트롤타워로 'SK아메리카스'를 신설하고 미 행정부 관맥 확보에 나섰다. 미주 지역 대관을 총괄하던 유정준 부회장이 대표를 맡았고,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을 역임한 폴 딜레이니 부사장도 합류했다. 그룹 차원의 주요 의사결정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2023년 출범한 글로벌대외협력(GPA)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했다.


지난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규모를 담판 지은 시점이기도 하다. 각각 47억4500만달러(6조8000억원)와 4억5800만달러(6600억원)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반도체지원법과 해외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줄곧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만큼 실제 지급까진 안심하기 어렵다. 올해 역시 숨 가쁜 로비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삼성 100억·SK 80억…美 로비 금액 '역대 최고' 공든 탑 쌓는 韓기업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328만달러(47억1000만원)를 지출했다. 지난해 특히 늘었다기보단 최근 3~4년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비 현안은 수소와 연료전지 정책, 전기차 인프라와 세제 혜택 정책, 환경보호청(EPA)의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총 391만달러(56억2000만원)를 신고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현대차그룹의 대미 로비액을 추월했고, 주요 기업 중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미국 사업을 확장하는 만큼 로비 활동도 바빠진 것이다. 미국 조선업체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방산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트럼프 2기'의 불확실성을 제어하기 위해 기업들의 해외 대관조직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민·관 합동의 한 축인 정부의 기능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는 점이 고민이다. 외교·통상 정책을 조율할 최종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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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정상 간에 담판 지어야 할 결정 사항이 많다"며 "외교 공백이 길어질수록 대관 업무 부담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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