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실종 174명 가족도 도움 요청
태국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됐던 중국 모델 양쩌치(25)가 태국 국경 인근에서 구출됐다.
태국 언론매체 네이션과 신화통신은 18일(현지시각)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됐던 양쩌치가 17일 무사히 중국으로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안부도 전날 성명을 내고 양쩌치와 다른 여러 피해자가 구출돼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알렸다. 다만 양쩌치가 어디에서 발견됐는지 등 구체적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쩌치는 “한명 한명의 도움이 없었다면 돌아올 수 없었다”라며 감사 인사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양쩌치는 영화 출연 제안을 받고 지난달 20일 태국을 찾았다.
태국·미얀마에서 실종된 중국인은 양쩌치 뿐만이 아니다. 영화 ‘엽문 3’, 드라마 ‘매괴적고사’(장미의 이야기) 등에 출연했던 배우 왕싱은 드라마 캐스팅 제의를 받고 태국에 도착했다가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서 실종됐다. 사흘 뒤 풀려난 왕싱은 삭발이 된 채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태국 경찰에 자신이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됐으며 중국인을 겨냥한 사기 수법을 교육받았다고 진술했다.
왕싱 구출 소식이 전해진 뒤 양쩌치의 가족은 사건 경위가 흡사하다며 당국에 신고했다. 때맞춰 다른 미얀마 실종자 174명의 가족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남동생과 아들, 남편,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공안부는 이번 사건이 한 범죄조직이 벌인 광범위한 인신매매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태국에는 인신매매 조직이 활개를 치는 중이다. 때문에 태국을 찾는 여행객이 급감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태국 호텔 협회 동부 지부 회장인 모라코트 쿨딜록의 말을 인용, 주로 4~5성급 호텔에서 예약이 취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민 배우’ 자오번산은 다음 달 2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연을 연기했고, 홍콩 가수 천이쉰도 다음 달 방콕 투어 공연을 취소했다.
쿨딜록 회장은 “신속하게 조처를 하지 않으면 취소 여파가 퍼질까 봐 우려된다”며 “그 영향은 올해 내내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태국 여행업계는 왕싱 납치 사건으로 춘제 연휴에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0∼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중국인은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550만명이며, 이 중 중국인은 가장 많은 673만명이었다.
한국 외교부도 미야와디에서 취업 사기 등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늘자 지난해 말 이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출국권고)에서 4단계(여행금지)로 상향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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