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권 두고 여야 격돌
권성동 "직무정지와 궐위 때 권한대행의 임명권 달라"
천하람 "궐위와 사고에 대한 직무범위 구별 없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기 전까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주장을 두고서 야권이 반발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권 원내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지금 공석 3인은 국회의 추천 몫이고, 따라서 국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은 임명 절차만 진행하는 것"이라며 "권한대행이 임명을 못 한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며 "과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인용된 이후에 대법원이 추천한 인선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 추천 몫은 국회가 협의를 이룬 상황이고 여기서 대통령의 임명 권한은 소극적"이라며 "국회 협의가 있던 사안을 국민의힘이 뒤집어엎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3, 24일로 논의되는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 원내대변인은 "지도부 간 결정된 바를 권 원내대표가 재해석하려는 시도"라며 "그 자체가 내란공모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지만 국회·대법원장 몫 헌법재판관 임명은 가능하고, 실제 선례도 있다"면서 "과거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법원장 몫의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유사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임명했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이 아닌 대법원 몫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명확한 선례"라고 했다.
대통령 궐위와 직무정지 상황에 따라 권한대행의 임명권이 달라진다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도 반박했다. 천 원내대표는 "헌법 규정상 궐위와 사고에 따른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구별하여 규정하지 않는다"며 "현재 대통령의 사고 상황이 있는데, 헌법기관을 장기간 비워두는 것 또한 부적절하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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