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포스코스틸리온·포스코DX·포스코인터내셔널, 4일 장중 52주 신저가 기록
그룹 시총 올들어 반토막
철강과 이차전지 불황에 잇단 화재사고, 창사 이후 첫 파업 위기 겹쳐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대왕고래 급락 여파까지
각종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덮친 포스코 그룹주들이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철강과 이차전지의 업황 부진에 잇단 화재, 노조 파업 그리고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대왕고래 관련주 급락까지 겹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포스코 그룹주 시가총액은 올들어 반토막이 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를 비롯해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나란히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장중 26만7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 행진을 지속했다. 포스코DX는 전일 1.42% 하락한 2만8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만1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포스코스틸리온도 장중 2만92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2% 넘는 급락세를 기록하며 장중 4만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밖에 포스코퓨처엠은 1.80%, 포스코엠텍도 2.62% 각각 하락했다.
포스코 그룹주의 시총 합계는 지난해 말 93조8751억원에서 46조63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포스코 그룹주의 이 같은 부진은 여러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철강과 이차전지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폭발·화재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고 창사 56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대왕고래 테마주 급락도 영향을 미쳤다. 전일 증시에서는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의 영향으로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동력 상실 우려가 제기되며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테마주로 묶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12.62% 급락했다.
또한 포스코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위기 몰렸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포스코 노사는 지금까지 12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철강산업과 이차전지는 올해 내내 불황에 시달리며 실적이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산 철강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로 포스코는 포항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사고도 잇달아 발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선 지난달 10일과 24일에 연이어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차전지 산업 호황과 회사의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겹치며 실로 오랜만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까지 밸류에이션 확장을 경험했던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들어 철강과 이차전지 시황이 모두 둔화 국면에 접어들며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불확실성 고조 등으로 아직도 철강과 이차전지 시황 모두 단기 회복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의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본사 부문 실적은 판매량 증가로 개선되나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이차전지 관련 자회사들의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년 실적 모멘텀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내년 철강과 이차전지 사업부 업황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철강사업 부문은 비우호적인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및 중국 침체 지속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에 그칠 것이며 이차전지 소재사업 부문 역시 소재 가격 약세 및 전방산업 둔화에 따른 낮은 가동률 등으로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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