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트럼프, 한국 경제에 도움 안 돼"
우리나라 기업 절반가량이 내년에 긴축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확대 경영에 나서겠다는 기업은 5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아울러 기업 가운데 82%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일 발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힌 기업 65.7% 가운데 49.7%는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경영'으로 정했다고 답했다. '현상 유지'와 '확대 경영'을 택한 비율은 각각 28.0%, 22.3%였다. 경총에 따르면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겠다고 답한 비율은 2019년 조사 이후 가장 높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현재 경제 침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긴축 경영을 택한 비율은 300인 이상 규모 기업(61.0%)이 300인 미만 규모 기업(45.7%)보다 15.3%포인트 높다. 300인 이상 기업의 긴축 경영 응답은 2016년 조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긴축 경영의 시행 방식은 '전사적 원가절감'이 6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등 순이었다.
내년 투자계획과 관련해선 '투자 축소'가 39.5%로 응답 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올해 수준'(35.0%,) '투자 확대'(25.5%)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축소 응답 비율도 300인 이상 기업(58.5%)이 300인 미만 기업(32.8%)보다 25.7%포인트 높았다. 내년 채용계획에 대한 응답은 '올해 수준'이 44.6%, '채용 축소'(36.9%), '채용 확대'(18.4%)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은 국내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정부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 기업 82%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대중(對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7.5%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9%로 집계됐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2026년 이후'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됐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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