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휴전 기대감이 부상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타결에) 근접했다고 믿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논의가 건설적이었다"면서 "(협상 진행) 궤적이 휴전을 위한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그는 "모든 것이 완료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완료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무엇인가 발표할 게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실용적일 때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협상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 협상에 합의했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화요일(26일), 이 합의를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내각의 승인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항상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고 불확실성도 짚었다. 이 당국자 외에도 5명의 미국, 이스라엘 당국자가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정은 양측이 60일간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휴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측의 이행 상황과 위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미국 주도의 감시위원회 활동도 포함돼 있다. 관련해 CNN방송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헤즈볼라와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레바논 소식통 또한 주요 외신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6시간 이내 휴전 합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30달러(3.23%) 내린 배럴당 68.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 7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일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 역시 전장 대비 2.16달러(2.87%) 하락한 배럴당 73.01달러에 마감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휴전 소식이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휴전 협정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 원칙적으로 (유가) 하락세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면서도 "세부 내용을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자 세계는 경악했다"고 경계했다. 러시아가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주 브렌트유와 WTI 는 지난 9월 말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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