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앞두고 美 대화 가능성 일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북·미 협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 대신 미국의 대북정책을 '적대적'이라고 비난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개막식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봤으며 결과에 확신한 건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었다"고 밝혔다. 자신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제기되는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핵 공유 군사동맹을 확장하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는 것을 '대북 압박' 목적이라고 평가하며 "(한반도가) 가장 파괴적인 열핵전쟁으로 번져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 이것만이 유일한 평화수호이고 공고한 안정과 발전의 담보"라며 핵 개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비핵화 협상'은 없다고도 못 박았다. 특히 "우리 당과 정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우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임을 다시금 분명히 한다"고 했다.
현대전 양상에 맞춘 군사장비 혁신 과제도 제시했다. 그는 "현대전의 새로운 양상과 날로 위험하게 변이되는 적수들의 전쟁수법들에 상응하게 자위력을 보다 공세적으로 한계없이 진화시키면서 우위력한 수단들을 더 많이 장비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이번 전시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미사일, 방사포, 무인기 등 올해 북한이 공개했던 무기체계가 전시됐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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