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앞둔 예비맘 '공포'…중외제약, 분만유도제 약가 40% 올려줘도 '품절' 통보

약재 공급부족으로 분만시술 차질 우려

JW중외제약이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는 분만유도제 '옥시토신' 공급을 중단하면서 산부인과 분만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북의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 A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임신 및 출생 관련 산과 영역에서 아주 기본적으로 쓰이는 약인 옥시토신(자궁수축제)마저 제약사로부터 품절을 통보받았다"며 "본원에서 한 달여간 쓰이는 옥시토신 주사제의 양이 150앰풀인데 40앰풀 남은 상태에서 품절 통보가 왔다"고 밝혔다.

A씨는 이와 함께 지난달 22일 JW중외제약에서 병원에 보낸 약제 품절 공문이 찍힌 사진도 게재했다. 공문에는 "주원료 수급 차질로 인한 입고 지연으로 옥시토신주가 품절돼 내년 1월 중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보통 분만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시기가 연말 연초인데 이 시기에 약이 품절됐다"며 "너무나도 당연히 여겨지는 분만 관련 진료에서도 점점 과거로 되돌아가는 퇴행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JW중외제약의 옥시토신 공급 중단 안내 공문. 사진출처 페이스북

옥시토신은 산과 영역에서 가장 흔히 시행하는 시술 중 하나인 유도분만을 할 때 사용되는 약제다. 자궁 수축을 일으켜 출산을 촉진하거나 자궁 출혈을 치료한다. 국내에선 JW중외제약과 유한양행 두 곳에서만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양 사 모두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JW중외제약의 옥시토신 제품은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으로 병원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앞서 JW중외제약은 지난해 8월에도 원료 수급이 어렵다며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가 이후 보건복지부가 옥시토신 약가를 40% 인상한 뒤 공급을 재개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공급 중단을 통보한 것이다. JW중외제약은 공급 재개 시기를 내년 1월에서 다음 달 중으로 앞당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도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옥시톤주사액 공급 부족 사실을 보고했지만 이달 중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