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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타국 이송’ 난관 부딪히는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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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법원, 새 이주민 법령 유럽사법재판소에 회부
안전국가 선정 기준 등 판단 구해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에 들어온 이주민을 제3국인 알바니아로 이송해 그곳에서 본국으로 송환하려는 계획이 어려움에 부딪혔다. 이탈리아 볼로냐 법원이 이주민 이송 기준이 되는 ‘안전 국가’를 새롭게 정의한 정부 법령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안사 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볼로냐 법원이 해당 법령을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회부했다고 보도했다. 안전 국가란 이주민들이 송환되더라도 해당 국가 정부의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없는 국가를 말한다.


볼로냐 법원은 소수자 박해 증거가 있는 국가를 안전국가로 분류한 것에 대해 잘못이 있다며 안전 국가 선정 시 매개 변수 사용 등에 대한 판단을 ECJ에 문의했다.


주요 외신들이 입수한 문서를 보면 볼로냐 법원은 안전국가의 정의를 ‘일반 국민이 안전하게 사는 국가’라고 하는 법령 논리대로라면 나치 독일과 파시스트 이탈리아도 안전국가가 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법률 우선 원칙과 국내법이 충돌할 때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ECJ에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1일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하고 이 법령을 승인했다. 새 법령은 안전 국가의 정의를 새롭게 하고 이를 총리령으로 지정한 후 안전 국가 대상을 기존 22개국에서 19개국으로 축소했다.

‘이주민 타국 이송’ 난관 부딪히는 이탈리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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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령은 지난 18일 로마지방법원 이민전담재판부가 이탈리아가 알바니아로 이송한 첫 이주민 그룹의 구금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이 판단을 무력화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했다.


당시 로마지방법원은 방글라데시와 이집트에서 온 이주민이 안전 국가에서 오지 않았기 때문에 구금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고 즉시 이탈리아로 돌려보내라고 명령했다. 알바니아와 협정을 맺은 이탈리아는 자국 해역에서 구조한 이주민 가운데 안전 국가 출신만 알바니아로 보낼 수 있다.


이 판결로 첫 이주민 이송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이주민 협정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사흘 만에 안전국가 기준을 다소 엄격하게 한 새로운 법령을 빠르게 처리한 것이다.


또한 이 판결은 이달 4일 나온 EU 최고법원인 ECJ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 당시 ECJ는 지역 일부가 아닌 국가 전체가 안전할 경우에만 안전 국가로 지정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탈리아와 알바니아는 지난해 11월 알바니아 셴진 항구와 인근 자더르 지역에 이탈리아 이주민 수용 센터 2곳을 건설하고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불법 이주민을 5년간 관리하고 억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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