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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과학강국 국립중앙과학관에 드리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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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뒤처지는 과학관
초등생 중심 관람객 감소세 뚜렷해
운영 개선 통한 변화 절실

[과학을 읽다]과학강국 국립중앙과학관에 드리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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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행사 취재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늦은 오후라고는 해도 관람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과학관은 행사를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정부출연연구소 관계자들의 목소리만 가득했다.


행사 참석을 위해 국립중앙과학관을 방문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전시관을 돌아봤다. 재료공학자인 유 장관이 국내에서 발견된 유일한 철운석을 유심히 바라보던 순간에도 과학관에는 다른 관객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립중앙과학관은 대전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 관람 시설이다. 1990년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전해 개관해 지금까지 그 중요성과 위상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고, 조직의 변화는 느린 법. 국립중앙과학관의 상황이 딱 그렇다.


우리 과학관의 문제는 초등학생 위주라는 한계에서 시작된다. 학생들이 돌아가는 오후가 되면 적막하기 그지없다. 입시 교육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중고등학생의 과학관 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 출산율 하락도 과학관의 위기를 부추긴다. 과학관을 찾아올 주 고객이 해마다 감소하는데 뚜렷한 대책이 없다. 1960~70년대 과학이 희망이던 시대에 과학관은 관람객으로 넘쳐났지만 정작 한국이 과학강국이 된 지금은 오히려 볼 것과 체험 거리가 넘쳐나고, 정부가 운영하는 과학관은 민간시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변화를 시도하려 해도 곳곳에서 발목이 잡힌다.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새로운 전시물을 도입하기도 어렵다. 전시물의 가격도 치솟고 있다. 과학관 관계자는 "인기가 높은 자연사 유물은 가격이 치솟아서 현재 예산으로는 관람객의 시선을 끌 만한 전시물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새로운 전시물을 도입하려고 해도 투자비가 많이 든다. 어린아이들의 빈자리는 어른으로 채워야 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채우기는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은 유 장관이 방문한 다음날인 19일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상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과기정통부 소관 5개 국립과학관의 방문객 수는 평균 30.4%가량 감소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방문객 감소율이 42%나 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145만명이 방문했지만, 지난해에는 83만5000명에 그쳤다. 국립과천과학관과는 겨우 7000명 차이로 중앙과학관이라는 체면을 지켜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대덕으로 이전하면서 법적으로 이공학·산업기술·과학기술사 및 자연사에 관한 자료의 수집·보존·연구·전시 및 교육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한국의 대표 과학관으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를 위한 법률이나 행정지원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여러 출연연이 적극적으로 연구 성과 홍보를 위해 협조하였는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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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과학관을 정부가 나서 관리할 것인가도 고민해봐야 한다. 정부가 일정부분 예산을 지원하더라도 민간의 힘을 빌릴 때도 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연사 박물관은 실감 나는 전시물로 유명하다. 실물 뺨치는 전시물을 그림으로 옮기려는 미술가들이 많을 정도다.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이 수준급 전시물을 만든 덕분이다. 무료라는 장점만으로 관객을 끄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G7급 국가의 국력에 걸맞은 과학관 운영이 필요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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