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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물에서 경기를?…센강 수질만 바라보게 된 이유[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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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수영·오픈워터스위밍 경기 예정
파리, 2兆 들여 수질 개선 노력했으나
대장균 등 경기 가능 기준 10배 넘겨
날씨가 관건…폭우시 유속↑·수질 악화 가능성

2024 파리올림픽 개최를 앞둔 지난 17일(현지시간) 검은 수영복 차림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직접 센강에 뛰어들었다.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중 철인 3종 수영 경기와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스위밍을 센강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수질 확인차 실시한 일종의 시범 수영이었다. 100여명의 공무원, 지역 주민, 운동선수의 박수를 받으며 센강에 뛰어든 이달고 시장은 물속에서 밝게 미소를 보이고는 "꿈같은 날이다. 달콤하고 경이롭다. 많은 노력의 결과"라고 소회를 밝혔다.

똥물에서 경기를?…센강 수질만 바라보게 된 이유[파리올림픽]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수영한 뒤 밝게 미소를 보이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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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물에서 경기를?…센강 수질만 바라보게 된 이유[파리올림픽]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수영 중인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행사는 앞서 두 차례 일정이 미뤄진 끝에 진행됐다. 시범 수영 전 수질 검사를 먼저 실시해 인체에 유해한 상황인지 확인하는데, 앞선 두차례에선 수질이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달고 시장은 "2015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왜 센강에서 철인 3종 경기를 하지 않냐고 물었던 걸 기억한다"며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영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이제 할 수 있다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달고 시장의 이러한 행보는 '친환경 올림픽'을 강조해온 파리 올림픽의 핵심 가치를 보여준다. 프랑스는 이번 올림픽 유치를 위해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공약의 일환으로 센강에서 수영 경기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경기 당일 수질이 기준을 넘지 못하면 경기 일정 자체가 연기되거나 최악의 경우 철인 3종 경기 중 수영은 아예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인의 시선이 센강의 수질에 쏠리고 있다.


센강은 서울의 한강처럼 파리시 중앙을 관통하는 길이 776㎞의 강이다. 프랑스에 철도가 건설되기 전까지 중요한 내륙 수로로 활용돼 왔다.

똥물에서 경기를?…센강 수질만 바라보게 된 이유[파리올림픽] 프랑스 파리 센강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과거에는 센강에서 수영도 가능했지만, 1923년부터 최근까지 수질 오염 위험으로 수영이 금지됐다. 파리가 빗물과 하수가 동일한 관을 공유하는 합류식 하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강의 수질이 수영에 적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녹슨 세탁기나 자전거 등 각종 쓰레기가 나올 정도였다. 결국 센강에는 지난 100여년간 관광객, 화물을 실은 선박만이 오갔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파리 시장이던 1988년 초 센강 정화를 약속했고, 1990년에는 '3년 뒤 센강에서 수영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지켜지진 않았다.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는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이후 14억유로(약 2조1200억원)를 투입해 수질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하수 처리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폭우가 내릴 경우 수질이 크게 악화한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5월에는 인근에 대형 지하 저수지를 만들었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계기로 내년부터 센강 4곳에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수영장을 만든다는 계획까지 세운 상태다.


하지만 각종 균 등으로 인해 센강의 수질은 당장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문제 제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20일 센강에서 채취한 샘플로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 대장균이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기준치의 10배 이상 확인됐고, 장구균도 인체에 유해한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파리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오·폐수가 센강으로 흘러들어온 탓이었다.


유럽연합(EU)의 2006년 수질 지침에 따르면 대장균은 100㎖당 최대 9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Colony-forming unit), 장구균은 100㎖당 330CFU 이하로 검출돼야 수영이 가능하다. 세계수영연맹의 수질 기준상 대장균의 최대 허용치는 100㎖당 1000CFU, 장구균은 400CFU다. 이 기준을 초과한 물에서 수영할 경우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똥물에서 경기를?…센강 수질만 바라보게 된 이유[파리올림픽]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와 파리가 센강 수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결국 날씨가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지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우가 쏟아지면 수질이 악화할 위험성이 큰 데다 유속도 빨라져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데 차질이 불가피하다. 파리는 6월 중 비가 많이 내리는 편인데, 시는 이전보다 건조하고 햇빛이 많은 6월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며 경기가 계획대로 치러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 1950년 이후 올해가 파리에서 비 내리는 날이 두 번째로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센강에서 수영 경기는 치를 수 없다. 파리올림픽준비위원회는 경기 당일 센강에서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수일간 연기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철인 3종 경기는 수영을 제외하고 마라톤과 사이클만 진행하는 듀애슬론 경기로 전환키로 했다. 오픈워터스위밍 경기는 조정과 카누 경기가 펼쳐지는 다른 경기장에서 진행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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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경기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센강의 수질 상태를 수년간 연구해온 수질 모니터링 기술회사인 플루이디온의 댄 알헬레스쿠 창업자는 유로뉴스에 파리가 새로 설치한 저수지와 그 외 인프라가 수개월 전까지 작동하지 않았던 만큼 지난 수년간의 데이터만으로 이달 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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