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수박등 장미 정원 마을 축제' 3일간의 일정 성료
소속 공무원·주민들 축제 준비부터 '한 마음 한 뜻' 호흡
'볼 거리·즐길 거리+주민들의 정 나눈 자리 됐다' 호평
광주광역시 남구 월산4동의 주민들이 화사한 꽃들과 함께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월산4동행정복지센터가 처음으로 추진한 제1회 수박등 장미 정원 마을 축제가 3일간의 일정 동안 마을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1회 수박등 장미 정원 마을 축제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월산4동행정복지센터 일원에서 열렸다. 마을 구석 곳곳에 주민들이 심은 장미꽃들에서 영감을 얻어 장미꽃 축제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3개월여 준비 시간 동안 월산4동 소속 공무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많지 않은 예산을 가지고 축제를 준비하려면 직접 발로 뛰어야만 했다.
공무원들의 정해진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마을 곳곳에 장미를 심을 수 있도록 정비하고 쓰레기를 치웠다. 축제 기획 의도를 주민들에게 일일이 찾아가서 설명하고 정원이 있는 주민들에게는 축제 기간 시민들에 개방도 부탁했다. 사유지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는 주택을 3일간 상시 개방을 부탁하는 것은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과는 평상시 굳게 닫혀 있는 4곳의 정원이 있는 주택의 대문은 축제 기간 활짝 열렸다. 주민들이 흔쾌히 승낙한 것이다.
이번 축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준비했다. 말 그대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주민 주도형 축제'로 치러졌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제공한 장미 나무를 주민들이 직접 화분에 심어 집 앞에서 꽃을 피워냈으며, 인근 카페 등에서는 제공한 장미 나무가 아닌 새 장미 나무를 개인적으로 더 사서 마을 축제 준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축제 3일간 사용할 임시 주차장도 필요했는데 이 공간도 주민이 현재 공터로 있는 사유지를 무상 제공했다. 축제 전단지도 전문 업체에 맡기지 않고 소속 공무원이 직접 디자인했다. 이렇게 월산4동 공무원들과 주민들,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행사가 준비됐다고 한다.
축제 날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정원 탐방 안내, 주차 안내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큰 힘이 됐다. 인근 종교단체, 마을 주민들은 와플, 부추전, 음료 등 나눔 행사를 열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인 먹거리를 제공했다.
축제 기간 다도·예절 체험도 마을 주민이 나서서 진행했으며 시 낭송 콘서트, 자유 노래 공연 준비도 마을 주민들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마련됐다.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마지막 날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내리쬐는 햇빛을 막을 수 있는 천 가림막을 설치하는 공무원들의 세심함도 볼 수 있었다.
한 주민은 "가끔 지나다니면서 안부를 묻는 게 전부였던 마을 주민들이 이런 좋은 자리에서 정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다"며 "아직 피지 않은 장미꽃이 모두 활짝 피면 다소 삭막했던 마을의 분위기 또한 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김병내 남구청장, 서임석·임미란 시의원, 남호현·김광수 남구의원과 정진욱 동구남구(갑) 당선인도 축제장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정영두 월산4동장은 "올해 초 마을 곳곳에 심은 장미 나무들은 내년이면 더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워내서 마을에 활기찬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행정복지센터 건너편 수박등 골목을 '로즈길'로 만들어 주 무대인 센터와 연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 과정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며 내 일처럼 함께해 준 우리 월산4동 공무원들과 주민들에게 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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