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슬리퍼 등 합성수지제품서 잔류성오염물질 검출"

한국소비자원 40개 제품 조사
10개서 '단쇄염화파라핀' 나와
5개 제품은 EU기준 초과

어린이용을 포함해 시중에 유통 중인 합성수지 일부 제품에서 잔류성오염물질의 일종인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주방매트, 짐볼, 슬리퍼, 어린이 우의 등 40개 합성수지제품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10개 제품에서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됐고, 이 가운데 5개 제품(주방매트 1개, 짐볼 2개, 슬리퍼 2개)은 최소 4120㎎/㎏에서 최대 16만3000㎎/㎏으로 EU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주망매트, 슬리퍼 등에서 EU 기준을 초과하는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되었다.

EU 기준을 초과하는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된 제품은 ▲'북유럽 PVC 주망매트'(4120㎎/㎏) ▲'프리미엄 짐볼'(7610㎎/㎏) ▲'그랜드 프리미엄 짐볼'(5960㎎/㎏) ▲'꼴레꼴레 뉴웨이브 블랙 슬리퍼'(2만㎎/㎏) ▲'VIENTO 슬리퍼'(16만3000㎎/㎏) 등이었다.

단쇄염화파라핀은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우레탄(PU) 등 합성수지제품을 유연하게 하거나 불에 타지 않게 하는 첨가제로 사용된다. 하지만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동식물에 축적돼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 중 하나로 국제협약을 통해 사용이 규제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완제품 내 불순물로 존재할 수 있는 단쇄염화파라핀 함량을 1500㎎/㎏으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한 완제품은 리콜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잔류성오염물질 관리법 등을 통해 제품에 비의도적 불순물로 또는 공정상 비의도적인 부산물로 미량 존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다만 우리나라는 소관 부처별 개별법을 통해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을 관리하고 있어 제품 내 잔류성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걸러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생활화학제품과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의 경우 개별 안전기준에 단쇄염화파라핀을 비롯한 '잔류성오염물질 관리법'상 관리 물질의 사용을 금지토록 명시하고 있는 반면 합성수지제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안전기준에는 아직 관련 기준이 없다고 부연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에서 EU 기준을 초과한 제품에 대해 사업자에게 판매 중단 등 시정을 권고했다. 또 관계부처에 합성수지제품 내 단쇄염화파라핀 안전기준 마련 검토를 요청할 예정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