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경찰서, 상암동.아현동 등
어린이보호구역 집중 단속
하교 시간 음주단속 사례 보고
새학기 시간대별 경찰관 배치
12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내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새 학기를 맞아 어린이보호구역 내 특별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마포경찰서 단속팀이 단속 20분 만에 흰색 승용차 한 대를 멈춰 세웠다.
경찰에 운전석 안으로 음주 측정기를 밀어 넣자 '삐삐' 소리가 울리며 측정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50대 운전자 A씨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려 측정기에 한 차례 더 입김을 '후' 불어넣었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측정기에 초록 불이 들어오자 A씨는 "식사 후 양치를 못 해서 가글로 입을 헹궜더니 오작동이 된 듯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마포경찰서는 마포구 일대 어린이보호구역 두 곳에서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나섰다. 이번 단속은 새 학기를 맞아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는 서울경찰청 교통안전 캠페인 일환으로 추진됐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22일까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과 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교통법규 위반행위 단속과 사고 예방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구역의 단속에는 교통경찰관 10명과 순찰차 4대가 투입됐다.
음주운전 3건…교통법규 위반도 줄줄이 적발
같은 날 서울 소재 31개 경찰서는 47곳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동시에 단속을 진행했다. 이날 서울 전역에서 적발된 교통법규 위반 사례는 총 297건이다. 유형별로 신호위반과 보행자 보호 위반이 각각 84건, 8건 적발됐다. 특히 음주운전도 3건 단속됐다.
마포구의 경우 음주 운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경찰의 단속에 속속 걸렸다. 이날 상암동과 아현동 내 어린이보호구역 두 곳에서 각각 12건과 9건의 교통법규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안전띠 미착용 적발건수가 1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중 10건은 어린이 통학 차량에서 발생했다. 10건 중 4건은 13세 미만의 어린이 동승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였다.
현장에서 운전자들은 한낮의 기습 단속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며 차를 세웠다.
한 학원 등·하원 버스 운전기사 B씨(53)는 차량에 보호자가 탑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발돼 진술서를 작성했다.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 버스는 반드시 성인 보호자가 동승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학원 운영자에게는 3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B씨는 "학기 초라 하교 시간이 들쑥날쑥해 동승 담당 선생님이 시간을 착각하다 보니 차량에 탑승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운전자 C씨는 안전띠 미착용으로 경찰 단속에 걸렸다. C씨는"화장실을 다녀오고 나서 안전띠 착용을 깜빡했다"며 "다시는 안전띠 착용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의 교통법규 및 주정차 위반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일반도로보다 벌금과 범칙금이 각각 2배, 3배씩 가중된다.
장대광 마포경찰서 교통과장은 "낮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을 통해 일반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했다"며 "어린이보호구역만큼은 절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실제 하교 시간대에도 음주 운전으로 단속되는 사례가 보고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 과장은 "야간에 비해서는 적지만 주간에도 숙취 운전과 대낮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는 사례가 있다"며 "오후 2~6시까지 어린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새 학기를 맞아 시간대별로 경찰관을 배치하거나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중점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경찰서는 이날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초등학교 앞에서 사고 예방 홍보 활동도 진행했다. 캠페인에는 녹색어머니회와 교통안전공단 관계자가 참석했다.
녹색어머니회는 운전자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형광 가방 덮개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전달했으며 마포경찰서는 어린이 교통안전 수칙이 담긴 팸플릿을 배포했다. 교통안전공단은 학생들의 하원 시간에 맞춰 안전 수칙이 담긴 피켓을 들고 교통법규 준수를 홍보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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