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설연휴 영향…국산車 2월 내수 10만대 밑돌아

전기차 보조금 정책 대기 수요↑
설연휴에 판매일수 줄기도

울산 아산로 선착장에서 수출용 현대자동차 차량이 배에 실리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울산=강진형 기자aymsdream@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전월 대비 모두 감소하며 10만대를 밑돌았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예년보다 늦게 발표된데다 설 연휴 등으로 근무 일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현대차, 기아, 한국GM,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제작사 5곳이 발표한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9만9203대로 집계됐다. 12만대를 훌쩍 넘겼던 지난해 2월보다 20.7% 급감한 것이다. 전월과 비교해도 3.4% 줄어들면서 10만대를 밑돌았다.

'맏형' 격인 현대차의 판매량 감소폭이 상당했다. 총 4만7653대로 전년 동월 대비 26.7% 급감했다. 현대차 측은 "아산공장 전기차 설비 공사, 울산 3공장 라인 합리화 공사로 그랜저, 아반떼 등 일부 차종의 생산 중단 때문"이라며 "2월 설 연휴로 근무일수가 줄고 전기차 보조금 발표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사실상 전기차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아 역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12.0% 떨어진 4만4008대를 판매했다. 다만 기아 측은 지난해 2월 5만대를 넘기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역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 등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5%, 44.8% 쪼그라든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만 한국GM의 경우 홀로 내수 판매량이 늘었다. 총 198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2월 1117대의 두배에 가까운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량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량은 1447대로 전체 내수 판매의 72.8%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업체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책 발표가 늦어진 데다 지원 규모도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2월에 끼면서 판매일수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전체 판매량은 총 60만4524대로 지난해 2월보다 3.5% 줄었다. 수출량은 기아(-2.8%)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증가했다. 유럽향 수출이 많은 르노코리아는 홍해 인근 반군 활동으로 늦춰진 선적 이 이뤄지면서 수출 물량이 예년 수준인 5070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