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담보 '인생샷'은 그만 좀…제주 해경, 속속 출입 통제

해안절벽 등 '인생사진' 찍다 추락 사고 빈번
앞서 사고난 '블루홀'·생이기정은 통제 운영

제주 해안절벽 등에서 이른바 '인생샷'을 찍다 추락 사고를 당하는 등의 일이 잇따르자 당국이 몇몇 사진 명소에 대한 출입 통제에 나섰다.

제주 해경이 제주 외돌개에서 사진을 찍다 추락해 중상을 입은 50대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귀포해양경찰서]

4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9시 50분께 서홍동 외돌개 인근 절벽에서 50대 관광객 A씨가 사진을 찍다 8m 아래 갯바위로 추락했다.

해경 출동 당시 A씨는 머리 출혈과 함께 다발성 골절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A씨가 추락한 곳은 '폭풍의 언덕'이라 불리는 장소로, 범섬과 문섬·외돌개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포토 스폿'으로 통하는 곳이다. 그러나 특히 겨울철에는 해안가에 돌풍이 잦아 중심을 잃는 순간 추락할 가능성도 큰 곳이었다.

제주에서 출입 통제구역으로 신규 지정되는 곳 대부분이 이 같은 '인생 사진 명소'로 입소문을 탄 위험지대다.

특히 서귀포 해경은 지난 10월 30일부터 이른바 '블루홀'이라 불리는 서귀포시 하원동 해안 일대를 출입 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블루홀'은 암초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절벽 아래 위치한 3~4m 깊이의 물웅덩이다. 푸른빛이 돌아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밧줄 하나에 의지해 수십 미터 절벽을 타고 내려가야 하고, 바다와 바로 맞닿아있을뿐더러 수중 암초가 곳곳에 있어 인명피해 우려가 큰 곳이었다.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한 이른바 '블루홀'. [사진 제공=서귀포해양경찰서]

또 앞서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2월 같은 이유로 제주 당산봉 생이기정을 출입 통제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 역시 기암절벽으로 해안가까지 내려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절벽을 타야 하고, 안전요원이나 안전관리 시설물도 없어 사고 위험성이 높은 장소다.

하지만 지난여름에만 생이기정 통제 구역 안까지 들어가 사진을 찍거나 물놀이를 한 관광객 9명이 해경에 적발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밀물 때마다 물에 잠기는 도로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제주시 한경면 신창 풍차 해안도로 인근 풍력발전기 진입로가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연안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입 통제구역에 들어갈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 해경은 절벽 등 위험 구역에 출입을 자제하고 안전사고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