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가짜뉴스’ 고강도 수사 필요… "선거 결과 달라질 수 있는 사안"
김의겸 의원 "이정섭 차장검사, 대기업 부회장과 고급 리조트서 식사"
이원석 검찰총장 "이 차장검사, 진위 확인 안 돼… 사적 분쟁서 나온 입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질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비위 의혹 등에 집중됐다.
2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에 검찰이 대규모 수사팀을 꾸리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지금까지 투입된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검사가 언론에 50명이라고 보도됐는데, 검찰이 이재명 특검팀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이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국회로 두 번 왔고 두 번째는 가결이 돼서 법원으로 갔는데 기각이 됐다. 국민적으로 굉장한 논란과 비판을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장기간에 걸쳐 매우 많은 인력이 동원돼 수사했는데, 먼지 털기, 주변 옥죄기, 피의사실 여론몰이 등이 있는지 검찰총장이 짚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검사의 사건배당이 단 한 건만 되는 경우는 없고, 한 검사가 수십건 많게는 수백건의 사건을 가지고 있다"며 "실제로 계속해서 50명이 근무한 것도 아니고, 그 정도 규모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 대표를 포함해서 쌍방울 그룹과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해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다"며 "그래서 쌍방울 그룹 기업 비리 따로 떼서 수사하도록 했고 수사 인력이 늘어난 것은 없다. 쌍방울 그룹 수사가 약하다고 하니까 기업 비리 철저히 수사하라고 당부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현재 검찰에서 진행 중인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사건 등 가짜뉴스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장동 개발 관련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 김만배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연루된 대장동 개발업자인 조우형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관련 가짜뉴스는 철두철미하게 해야 한다"며 "대선 공작으로 인해 국민들의 표심이 왜곡될 수 있는, 결과까지 달라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가짜뉴스가 보도됐는데도 문재인 정부 검찰은 아무런 제지나 언급이 없었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문자로 475만명에게 발송했다.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허위 보도 인터뷰 내용 조작이 발생한 시기가 지난해 2월 21일부터 3월 7일까지 이 후보가 지지율이 역전이 된 상황에서 굉장히 다툼이 치열할 때 집중적으로 많이 발생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검찰에서 철저한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기업 고위관계자에게 접대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2020년 12월 24일 한 기업의 부회장 초대로 강원도에 있는 고급 리조트에 방문해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의 사진을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김 의원은 "초대한 주체는 우리나라 재계 서열 10위 안에 가뿐하게 들어가는 국내 굴지의 재벌 부회장"이라며 "일종의 그룹 재벌 해결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그룹을 이 차장이 굉장히 오랫동안 수사를 해 왔다"며 "2015년부터 거의 매년 수사를 해 왔고 3조원대 LNG 담합 건설사, 그룹의 폭행 사건도 수사했고 산업용 담합 여부, 일감 몰아주기도 수사했는데, 과연 자기가 수사했던 그룹의 핵심 인물로부터 저렇게 대접을 받는 게 적절한 관계인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차장검사를 이 대표에 대한 수사에 배제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김 의원은 이달 17일 열린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이 차장검사가 딸을 명문 학교로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의 부탁으로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검찰총장은 "검사도 사람이고 또 검찰도 사람이 사는 곳이어서 실수도 있고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국감장이 차장검사라고하는, 얼마 전까지 부장검사였던 사람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처음 보는 내용을 보고 제가 바로 업무배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차장검사의) 인척의 소송 분쟁 갈등 과정에서 나온 자료 같은데, 저희에게 주면 살펴보겠다"면서도 "이렇게 공개를 하면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본인이 항변을 못 하게 되고, 사적 분쟁에서 나온 당사자의 입장이다. 객관성, 공정성 가지고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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