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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판 IRA, 韓 산업 공동화 위험" 국책연구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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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산과정 탄소배출량 기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국·한국 등 아시아서 생산하는 전기차 경쟁력 약화시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 국내 산업 공동화 위험에 대응해야

"프랑스판 IRA, 韓 산업 공동화 위험" 국책연구원 경고 지난 9월 14일 서울 마포구 레이어11 스튜디오에서 열린 '현대차 아이오닉5N 테크 데이'에서 아이오닉 5N이 전시되어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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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확정된 프랑스의 녹색산업법으로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공동화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국내 생산 후 수출'이라는 기존 한국의 비즈니스 모델이 '현지 생산 후 현지 판매 ' 모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이 재편될 움직임에 국내 산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산업연구원(KIET)은 '프랑스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미국, 유럽 등 거대 시장 중심으로 재편될 위험이 크다며 국내 산업계가 공동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의 녹색산업법은 유럽판 IRA라고 할 수 있는 탄소중립산업법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실행안을 담은 법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세금공제, 공장 설립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행정 개혁, 탄소발자국을 고려한 전기차 보조금 개정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중 한국 기업과 밀접하게 관계있는 것이 전기차 보조금 개정안이다.


미국의 IRA는 생산과 부품 조달의 입지를 기준으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최종재의 조립과 주요 부품의 미국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 내 조달을 주요 조건으로 한다. 반면, 프랑스는 전기차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조금을 지급한다. 새로운 보조금 제도는 전기차 생산 및 소비지까지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합산해 탄소발자국 점수를 도출하고, 여기에 재활용 점수를 고려해 환경점수를 도출한 후 이를 기준으로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이러한 방식은 아시아 국가에는 비관세 장벽의 하나로 작용해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은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비중이 높고, 소비지까지 운송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조금 지급 기준이 되는 환경점수는 철강, 알루미늄, 기타 원재료, 전기차 조립, 배터리, 운송 등 6대 공정에서 발생한 탄소발자국으로 구성된다. 점수 도출에 적용되는 각 공정별 탄소배출 계수는 생산 지역별로 기준값을 상이하게 부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유럽 내에서 생산이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


알루미늄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된 알루미늄을 차량 생산에 사용할 경우 유럽의 약 2배 이상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설정됐다. 또한,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조립할 시 프랑스의 약 3배 수준의 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운송의 경우, 물류체계와 프랑스까지의 운송 거리를 고려하게 돼 있어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아시아 국가에는 불리하다.


산업연구원은 프랑스의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중국 등 아시아와 비교해 프랑스 및 유럽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및 관련 공급망 입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경우 대부분의 항목에서 높은 탄소배출 등급을 부여받기 때문에, 보조금 적용 가능성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 생산 탄소발자국의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도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은 보조금 적용에 불이익을 초래해 유럽 내 생산으로의 재편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생산과정에서 지역별 탄소배출의 차이를 낳는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믹스의 차이이기 때문에, 중국, 한국, 일본 등 탄소 배출량이 높은 석탄 및 가스에 의존하는 국가의 생산 활동이 환경점수 획득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이처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EC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마찬가지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해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프랑스의 녹샌산업법과 같은 규제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IRA에 대응해 탄소중립산업법안, 핵심원자재법을 잇따라 내놓았다. 개별국가로는 이번 프랑스가 처음 녹샌산업법을 발표했고 다른 국가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에서 반도체를 사용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이차전지에서 전기차로 확장하는 등 중간재에서 최종재로 비관세장벽이 확장되고 있다"며 "비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무역 조치의 범위가 확장되는 경향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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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작성한 김계환·강지현 연구원은 "선진국의 자국 중심 산업정책과 보호무역 조치 확대로 한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도 한국 생산 후 수출 방식에서 현지 생산 후 현지 판매 모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산업공동화 위험에 대비한 대응 정책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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