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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러시아인들이 소설 '1984'를 다시 읽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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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감시사회 구축한 러, '빅브라더'와 판박이
러 정부는 오히려 권장 "서구 민주주의 몰락 상징"

[국제이슈+]러시아인들이 소설 '1984'를 다시 읽는 이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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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에서 올해 가장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 소설로 영국 소설가 조지오웰의 1949년작인 '1984'가 선정됐습니다. 소설 속의 극심한 사회통제와 감시, 독재를 실시한 '빅브라더(Big brother)'와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대비되면서 인기를 끌었다는 해석인데요.


특히 올해 러시아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 강행은 물론 징병을 거부한 도망병들을 색출하기 위해 대도시 곳곳에 안면인식 CCTV 카메라까지 대거 설치하면서 빅브라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오히려 러시아정부는 1984가 서구 민주주의의 몰락을 다룬 소설이라며 국민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현실판 '빅브라더' 등장에 인기몰이한 1984
[국제이슈+]러시아인들이 소설 '1984'를 다시 읽는 이유 러시아어로 번역된 1984 소설 표지[이미지출처=아마존닷컴]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소설 1984는 올해 러시아 최대 온라인 서점인 '리트레스(LitRes)'의 다운로드 횟수에서 소설 부문 1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러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해당 소설에 등장하는 권위주의 독재 권력자인 빅브라더와 푸틴 대통령의 유사성이 부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요.


소설 1984는 영국의 소설가인 조지 오웰이 1948년 집필하기 시작해 1949년에 출간한 작품입니다. 빅브라더라는 독재자에 의해 다스려지는 가상국가 오세아니아에서 펼쳐지는 감시사회와 선전, 검열, 폭력 등을 통해 전쟁까지 미화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죠.


1984의 저자인 오웰은 집필 당시 소비에트연방(소련)의 독재자인 이오시프 스탈린을 보고 영감을 받아 1984를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소련에서는 1984 소설이 1988년까지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러시아에서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언론의 검열과 감시를 강화하고, 국영방송을 통한 선전, 선동이 심화되면서 1984가 더욱 인기를 끌게됐다고 합니다.


러시아 언론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룰 때 '전쟁'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못하게 하고 대신 정부가 지정한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말을 써야만 하는 상태죠. 전쟁을 전쟁이라고 적시하는 것조차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극단적인 검열이 러시아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오히려 1984는 서구 민주주의 사회의 붕괴와 종말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라며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수년간 오웰이 전체주의를 그렸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전 지구적 허위정보다. 오웰은 자유주의의 종말을 그렸다"며 "오웰은 소련을 그린 게 아니라 그가 살던 사회(서방국가)에서 자유주의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방식을 그린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안면인식 CCTV로 도망병도 색출…감시체제 강화
[국제이슈+]러시아인들이 소설 '1984'를 다시 읽는 이유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빅브라더와 대비되는 푸틴정권 외에 러시아에서 지난해부터 대도시 전역에 설치한 안면인식 CCTV 감시카메라는 1984 소설 속 감시도구인 '텔레스크린'과 비교되고 있습니다. 텔레스크린은 1984 소설 속 빅브라더가 시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으로 TV와 유사하며, 대도시에 사는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하는 카메라 기능을 하는 전자기기인데요.


실제 안면인식 CCTV가 러시아에서 텔레스크린 기능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모스크바에서는 부분동원령 대상으로 징집됐지만 이를 거부하고 도주했던 남성 7명이 체포돼 구금됐습니다. 이들은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인 '페이스페이(Face pay)'로 지하철 요금을 지불했거나 도시 내 안면인식 카메라에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촬영돼 소재지가 들통 나면서 대거 체포됐는데요.


앞서 모스크바시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지하철에 페이스페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240여개 지하철역 전체에 설치한 바 있습니다. 이와함께 안면인식 카메라도 모스크바 시내 전역에 17만5000대를 설치했죠. 해당 인식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과 암호화된 생체코드를 은행카드 및 교통카드와 연동시켜 사용하다보니 국가가 필요시 과도하게 인권침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강력히 밀어붙여 주요 대도시에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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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러시아 당국이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징집병 색출은 물론 평화 시위대를 체포하는데도 사용하고 있다며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법적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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