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무기는 방어 수단…전쟁 '긴 과정' 될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핵무기를 '억지 수단'이라고 표현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본격적인 겨울을 앞둔 상황 속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특별군사작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송된 인권이사회 연례 회의에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자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들을 휘두르고 싶진 않다. 우리는 그런 무기를 억지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처럼 다른 나라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고, 핵무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며 서방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핵무기)는 당연히 억지 수단이지 갈등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모두가 이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대러 드론 공습을 쏟아내면서 러시아가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 5일 러시아 랴잔주와 사라토프주에 있는 군사 비행장 2곳에서 드론 공습이 일어났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7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하지만 지난 6일 또다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쿠르스크주의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또 크렘린궁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테러 공격에 맞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별 군사 작전'의 기간에 대해서 말하자면, 물론 이는 긴 과정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영토가 생기고 아조우해가 내해로 전환했다. 이는 러시아에 매우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가 동원령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