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찰 복지 휴양시설
강릉 411억·신안 205억 투입
경남 남해에도 신축사업 진행
"무리한 혈세 투입" 비난목소리
"노후화로 불가피" 찬성론도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경찰청의 수련원 신·증축 계획을 두고 찬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복지수요 증가와 시설노후화를 고려하면 불기파하다는 찬성론이 있는 반면 국민의 세금을 시급하지 않는 복지시설에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경찰청은 강릉 경찰수련원에 대해 예산당국과 원만하게 공사비 증액과 착공 소요예산 협의를 마쳐 내년 9월 증축 공사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시설은 강릉시 경강로 2580 일원 부지 2만7721㎡ 면적에 견축연면적 1만3056㎡ 규모로 지어진다. 지상 8층, 지하 1층으로 계획됐으며 객실 122실, 강당, 세미나실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411억원으로, 경찰은 이 시설을 2025년까지 준공해 개원할 예정이다.
경찰은 민갑룡 전 경찰청장 재임 중이던 2020년 상반기 사업을 확정한 신안 경찰수련원도 2024년까지 설계를 완료해 착공키로 했다. 현재 사업 부지인 신안군 임자면 광산리 407-32 일대 야영장 부지 6만㎡를 수련시설 부지로 용도를 변경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총 205억원을 투입해 건축연면적 8216㎡,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한다. 객실 75실과 세미나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찰은 설계가 마무리되는대로 착공에 나서 2026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작년 말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짓기로 한 경남 남해 경찰수련원 신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축규모에 대해 예산당국과 협의가 한창이다.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경찰수련원은 워크숍 같은 행사 개최를 목적으로 두고 있으나 평시엔 전·현직 경찰들의 숙박 시설로 이용되는 일종의 복지 휴양 시설이다. 1박당 비용은 2~3만원 수준이다. 경찰은 1990년 강릉에 첫 번째 경찰수련원을 개원한 이후 대천·변산·통영·진도·영덕·제주·강화·제천 등 전국 곳곳에 수련원 9개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수련원을 무리하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인프라 확충 등 예산을 필요로 하는 시급 과제가 많은데, 직원 복지 시설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난 목소리다. 실제로 경찰 수사권이 확대된 지난해 이후 현장에서는 수사 인력 부족 문제가 극심한 상황으로 인력과 예산 확보 방안 마련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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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설 노후화로 증·신축은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있다. 경찰들이 워크숍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 등 복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수련원은 2019년 제천 수련원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14만명에 달하는 경찰 인력을 고려할 때 복지 인프라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이 같은 문제를 공감하며 복지시설 확충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9일 제천 경찰수련원 개원 3주년을 맞아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찰관이 신바람 나게 일할 여건을 만들면 그 이익은 결국 국민안전으로 돌아간다는 게 저의 오랜 소신"이라며 "경찰은 더욱 활력 있게 일하고 국민은 한층 더 안전해지도록 치안의 간접자본 확충에 청장으로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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