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는 행선지 잘못 들었고 여성 승객은 납치로 생각해 뛰어내려 숨졌다

‘포항 대학생 사건’ 수사 5개월만에 검찰 송치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행선지를 놓고 택시기사와 의사소통이 잘못돼 납치당하는 것으로 오해한 여성이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숨진 안타까운 ‘포항 대학생 사건’이 수사 5개월여만에 검찰로 넘어갔다.

당시 여대생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택시가 가자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가 뒤따라온 차량에 치여 숨졌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17일 택시기사 A 씨와 뒤따라온 차량 운전자 B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 오후 8시 40분께 포항시 흥해읍 KTX 포항역 근처에서 택시를 탄 20대 여성이 자신이 다니는 모 대학 기숙사로 가 달라고 했다.

그러나 택시기사가 이를 잘못 알아듣고 다른 대학 방향으로 가자 이 여성은 불안해하며 탈출하려고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당시 상황은 남자친구에게 실시간으로 전한 메신저 기록에 남았다.

이 여성은 택시를 뒤따르던 SUV 차량에 치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이 확보한 블랙박스 대화 기록에서 택시기사는 여성 승객의 행선지를 착각해 되물었고, 여성은 이를 잘못 알아듣고 택시기사가 되물은 행선지로 대답했다.

숨진 여성은 기사에게 작은 소리로 한 차례 “내려달라”고 말한 것도 확인됐다.

승객과 택시기사의 의사소통 오해로 발생한 사건이어서 경찰은 사건 송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의 논의와 경찰청 본청의 법리 검토 등을 거쳐 결국 송치를 결정했다.

당시 달렸던 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80㎞를 어기고 과속한 점 등이 고려돼 택시기사 A 씨와 뒤따르다 여성을 친 운전자 B 씨도 검찰에 송치됐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