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월패드' '키오스크'...매끈한 벽 앞에 접근권 배제된 시각장애인

시계아이콘02분 0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터치 기반 편의기기 급증에도...시각장애인 등 접근 취약 계층 어려움 여전
위치 조절 어려운 지체 장애인, 터치 스크린 익숙치 않은 노인 등 불편
일부 기업 '배리어프리' 개발했지만 "법률안 개정 필요"
전문가 "물리적·소프트웨어적 접근성 포함한 실질적 법안 필요"

'월패드' '키오스크'...매끈한 벽 앞에 접근권 배제된 시각장애인 시각장애인 조민호(52·가명)씨는 키오스크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그는 곧 쓸데없는 시도였다는 것을 절감하고 점원을 부르기 시작했다.
AD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최근 아파트 및 주택 내·외부 설치가 늘어나고 있는 '월패드'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결제 시스템이 늘어나면서 증가한 '키오스크' 등 터치스크린 기반 편의 기기를 두고 시각장애인 등은 이용이 불편해 접근권이 배제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월패드는 홈게이트웨이, 세대단말기, 단지네트워크장비 등으로 구성된 지능형 홈네트워크로, 모두 터치로 작동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지능형 홈네트워크는 내부 가전과 휴대용 정보통신 기기 간 연동을 통해 집 안팎에서 편리하게 집안 내부 가전을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서비스가 오히려 장애인에겐 주거권 침해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자가 따로 없고 조작 자체가 터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터치 기반 기기 작동이 불편한 시각장애인 외에도 위치 조절이 어려운 지체 장애인, 터치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역시 홈네트워크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접근 취약 계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78조2837억 원으로 2019년 70조 9398억 원 대비 10.4% 증가했으며, 2023년엔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돼 꾸준히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월패드' '키오스크'...매끈한 벽 앞에 접근권 배제된 시각장애인 홈게이트웨이, 세대단말기, 단지네트워크장비 등으로 구성된 지능형 홈네트워크 '월패드'는 조작 자체가 터치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각장애인 등 접근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에 지난해 3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지능형 홈네트워크에 △점자·음성 기능 △화면낭독 프로그램 △높이 조절 기능 등을 추가하는 접근성 보장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토 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월패드 외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비대면 결제 시스템이 증가하면서 '키오스크'의 보급도 급증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발표한 '국내 키오스크 보급 현황(추정)'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18만9000대였던 키오스크는 2021년 기준 21만여 대까지 증가했다. 특히 요식업, 생활 편의시설 등 민간 분야는 2019년 8587대에서 2021년 2만6574대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키오스크 보급이 증가하면서 터치 기반 전자기기 이용 취약 계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지난해 10월14일 참여연대와 9개 장애인단체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도 일반 사람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키오스크 등을 이용할 수 있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단체들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할 주거공간, 도서관, 병원은 물론 식당, 카페 등에서의 주문 결제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한 공간에서조차 여전히 장애인들은 차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패드' '키오스크'...매끈한 벽 앞에 접근권 배제된 시각장애인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참여연대와 9개 장애인단체 주최로 열린 '시각장애인 키오스크 접근권 보장과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 위반에 대한 국가인권위 진정 및 손해배상소송 제기' 기자회견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부 기업들은 점자나 높이 조절 기능, 수어 등을 제공해 시·청각장애인은 물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이 편리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장애인 포함 누구나 동등하게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애는 일) 키오스크'를 개발하기도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국가기관이 키오스크를 구매할 때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우선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민간업체 등에는 적용되지 않다 보니 입법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주거약자용 주택을 규정하는 주거약자법 그리고 장애인 차별 금지법 등에서 법률안에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다양한 필요가 있는 다양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과연 이 기계를 썼을 때 모두가 사용 가능한가를 연구 과정부터 연구 초기부터 고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12일 열린 '지능형 홈네트워크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월패드에 대한 법률적·행정적 해결방안에 대한 공감의 목소리 나오기도 했다. 강태석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과장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연세가 많은 분들 등 조작이 어려운 사람이 많이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장애인등편의법에서 기준이 바뀐다면 건설기준 또한 함께 바뀔 수 있다. 여러 부처가 공동 고시를 함께 다루는 체계 안에서 관계 부처들과 지능형 홈네트워크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AD

전문가는 소프트웨어나 물리적인 접근성을 포함하는 실질적인 법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서준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연구원은 "현재 일부 기업에서 제공하고 있는 배리어프리도 한계가 있다. 법 테두리에 크게 들어와 있지를 못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물리적인 접근성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보장에 관한 법률을 개선해서 해결해야 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은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나 웹 접근 가이드라인 등의 내용이 충분히 들어가는 실질적인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