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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시대인데…물류 센터는 왜 '로봇화' 더딜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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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혁신 상징 로봇 물류 센터
팬데믹 여파에도 시장 확장에는 차질
로봇 시스템 확장력, 사람보다 부족해
인간 수준 유연성 확보도 해결 과제

자동화 시대인데…물류 센터는 왜 '로봇화' 더딜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미국의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물류 창고 정리 로봇 스트레치. /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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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바야흐로 자동화의 시대입니다. 자동차 공장의 로봇팔부터 드론 택배 배송에 이르기까지, 이제 로봇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물류 센터에서만큼은 일부 특정 작업을 제외하면 여전히 인간의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물류산업에서 고도의 최신 기술은 왜 볼 수 없을까요


물류 센터 자동화 기술에 사활 건 테크 기업들


사실 물류 센터 자동화에 도전장을 낸 기업들은 많습니다. 이 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일명 '로봇 물류 센터'를 개발한 영국 오카도, 노르웨이 오토스토어 등이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 산하 계열사이자 로보틱스 기업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또한 최근 물류 창고 정리 로봇 '스트레치'를 공개해 대중의 이목을 끌기도 했지요.


이런 기업들은 인간의 노동력을 자동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순수 '로봇 물류 센터' 기업 중 매출액을 기준으로 가장 거대한 기업은 오카도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20년23억파운드(약 3조700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본사가 설립된 영국에서는 이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회사입니다.


자동화 시대인데…물류 센터는 왜 '로봇화' 더딜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오카도의 로봇 물류 센터인 '중앙 풀필먼트 센터' 모습. 정육면체 격자형 레일 위를 로봇들이 지나다니며 자동으로 물품을 정리한다. / 사진=오카도 유튜브 캡처


오카도의 로봇 물류센터는 '중앙 풀필먼트 센터(central fulfillment center·CFC)'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물류센터 내부에는 정육면체 모양의 격자형 레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박스를 닮은 작은 로봇 수십기가 그 위를 지나다니며 자동으로 주문된 물품을 수집해 인간 택배원 앞에 내려놓습니다. 택배원은 이 물품을 박스로 포장한 뒤 차량 안에 집어넣고, 고객의 집까지 배송하면 됩니다.


물론 CFC 또한 여전히 인간의 힘을 필요로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이 집을 수 없는 모양의 물품은 사람이 직접 들고가야 하며, 제품을 바코드로 찍는 일도 인간 노동자가 맡습니다. 오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50~80%가량의 물류센터 작업이 로봇으로 대체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오카도 CFC는 놀라운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산업 확장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기업 '칸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영국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오카도의 점유율은 고작 1.7%에 불과했습니다. 영국의 최대 백화점 체인점이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테스코의 점유율은 무려 27.6%에 이릅니다.


'확장력' 더딘 로봇, 시장 확장 난항


아이러니하게도, 로봇 물류 기업이 쉽게 몸집을 팽창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로봇 그 자체에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전면 봉쇄 정책을 시행했던 지난 2020년의 이커머스 시장 상황을 보면 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슈퍼마켓, 백화점 등이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들은 이커머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로봇 물류 센터에 힘입어 온라인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던 오카도가 수혜를 입는 게 당연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오카도는 2020년, 2021년 모두 20~30%의 고성장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다른 거대 물류 업체들을 위협할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자동화 시대인데…물류 센터는 왜 '로봇화' 더딜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인간 노동자를 투입하는 일반적인 물류 센터는 자동화 물류 센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확장력'에 있었습니다. 오카도의 물류 센터는 창고 안에 로봇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격자형 레일을 깔고, 로봇들을 집어넣고, 각종 IT 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모든 시스템이 완비된 후에는 테스트도 거칩니다. 약 1~2년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반면 테스코 같은 전통 물류 기업들은 수만명의 일용직 노동자들을 고용해 물류 센터에 투입하기만 하면 곧바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 2020년 당시 테스코는 백화점과 슈퍼마켓 영업이 제한되자 재빨리 물류 센터 산업에 역량을 집중했고, 그 결과 단 3개월 만에 이커머스 주문 소화량을 무려 69% 가까이 높였습니다. 모이라 클라크 영국 레딩대 경영학 교수는 "테스코는 팬데믹이 시작된 뒤 수주일 만에 1만6000명의 직원들을 새로 고용했고 주간 150만회가량의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었다"라며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하자마자 오카도의 두 배 규모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봇 물류 센터가 넘어야 하는 난관은 확장속도뿐만이 아닙니다. 물류 센터 피킹 작업은 유연성을 요구합니다. 크기·모양·색상·단단함 등이 제각각 다른 수십 가지의 다양한 물건들을 인식하고 '집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프로그램에 따라 지정된 행동을 하는 로봇에게는 고난이도의 기술입니다.


기술 개발·투자 지속…'로봇 물류 센터' 시대 올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로봇 물류 센터 기업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카도의 경우, 지난달 26일(현지시간) CFC의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확장력 문제를 개선한 신기술을 선보였습니다. 3D 프린터로 신속하게 제조하는 시리즈 600 로봇, 최신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으로 수백 가지 물건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집어 내는 피킹용 로봇 팔 등이 그 예시입니다.


자동화 시대인데…물류 센터는 왜 '로봇화' 더딜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오카도가 공개한 3D 프린터 양산 로봇(왼쪽)과 피킹용 로봇 / 사진=오카도


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여러 나라에서 노동력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그에 대한 대응으로 로봇의 힘을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크로거, 캐나다 소베이, 일본 이온 등 8개국의 9개 대형 유통업체는 최근 오카도가 제공하는 로봇 물류 센터를 도입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로봇을 물류 창고 정리에 도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미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스트레치' 로봇은 최근 독일 최대의 물류 및 택배업체인 DHL로부터 1500만달러(약 18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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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L은 앞으로 스트레치를 북미지역 DHL 물류 창고에 투입해 3년 동안 운용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스트레치는 무거운 택배 상자들을 정리하는 이른바 '상하차' 작업에 투입되는데, DHL은 고되고 허리 부상 등 위험성까지 있는 이 작업을 로봇이 대체함으로써 노동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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