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정민씨와 친구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를 찾다 보니 일반적인 번개(예정에 없던 만남)와는 뭔가 다른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을 좀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11일 아버지 손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10일) 좀 시간이 나서 정민이가 다른 친구들과 한 카톡을 찾아봤다"며 "정민이가 토요일날 다른 친구들과 한 톡을 찾아보니 약간은 주목해야 될 만한 게 발견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공개된 대화에 따르면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밤 9시48분 B씨에게 "지금 뭐해?"라고 물었다. B씨가 수업을 듣는다고 말하자 정민씨는 "A씨가 술 먹자는데 갑자기"라며 "뭔가 처음 접하는 광경"이라고 답했다. 이어 B씨가 "롤크라 키고 있었는데"라고 하자 정민씨는 "아니 그 같이 오는 거 아님"이라며 "우리 셋, 싫으면 안 된다고 하고"라고 했다.
이에 B씨는 "난 수업 들을래. 수업 너무 밀림"이라고 했고, 정민씨는 "아니 이런 적이 없어서 당황함"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B씨도 "그러게 웬일이냐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왔나"라고 했다.
손씨는 "제가 본 게 저게(카톡 대화의) 다라, 도대체 무엇을 보고 저런 얘기를 했을까 엄청나게 궁금해졌다"며 "친구 B씨가 만남을 거절한 적이 없다는 건지, (술자리에 불러낸) 친구 A씨가 만남을 제안한 적 없다는 건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가능성이 있겠지만 모든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단순히 친구를 찾는데 최면수사할 때 변호인을 대동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친구가 어떤 일에 관여를 했는지, 잘 몰랐는지 그런 부분이 좀 명쾌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경찰이 정민씨의 휴대전화에 담긴 영상에서 언급된 '골든'을 힙합가수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 세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며 "게임에서 나오는 얘기일 수도 있고 가수일 수도 있고, 제보하시는 분들이 의대 시험 얘기를 해 저는 시험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했다.
이어 "딱 이것이다라고 100%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찰에서 발표한 것도 일리가 있다"면서 "맞다, 아니다라고 그것 가지고 시간을 끌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씨는 "친구 A씨가 신발을 그렇게 빨리 버린다든지, 신발 버린 사실을 부친이 인지하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이 나왔다는 부분은 준비하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A씨가 신발을 버리게 된 경위에 대한 의혹도 재차 제기했다.
그러면서 '밝혀진 게 없는 상태에서 A씨만을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씨는 "아들이 죽었다. 살아 있는 친구가 힘든 것과는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저는 정황을 얘기할 뿐이고 모든 분이 하는 건 상식적인 추측을 하는 것이다.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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