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협업툴 개발, 김대현 토스랩 대표
일명 '업무용 카톡'…연속성·보안 강화
가입자 수 220만명…코로나로 급성장
140억 투자유치…해외사업 확대 계획
"회사 단체 카톡방에 메시지를 잘못 올리는 실수를 누구나 했을 것이다. 업무용 협업툴 ‘잔디’는 카톡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다."
토스랩은 업무용 협업툴 ‘잔디’를 개발·보급하는 스타트업이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사진)는 2014년 회사를 설립하고 2015년 5월 잔디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객사는 28만개, 가입자 수는 220만명에 달한다. 잔디는 쉽게 말해 ‘업무용 카톡’이다. 카톡처럼 누구나 접근하기 쉽지만 업무 연속성과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부서별로 대화방을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고, 업로드한 파일은 영구 보관 가능하다. 휴가 중이나 퇴근 후에는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보장된다.
김 대표는 "새로 들어온 사람도 과거 대화 내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수인계가 한방에 끝났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며 "70대 사장님들도 쓸 수 있을 만큼 쉽고 직관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가 토스랩에는 오히려 기회였다. 기업들은 단축·재택근무를 늘리면서 혁신과 업무 효율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흐름 때문인지 지난해 잔디 도입 문의와 가입자 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80%나 늘었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투자 유치를 위해 6개월 이상 공을 들였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앞으로 얼마나 유망한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잔디는 국내 협업툴 애플리케이션 중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구글플레이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잔디는 무료로 쓰다가 용량이 5GB 이상 넘어가면 1인당 월 5000원의 이용요금이 발생한다. 김 대표는 "한 달에 커피 한잔 가격으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을 활용하면 된다. 기업은 비용의 10%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한다. 지난해 바우처 지원을 받은 기업은 300여개에 달한다.
잔디를 도입한 기업은 아워홈, 넥센타이어, 한양건설, CJ ENM 등 업종·규모에 상관없이 고르게 퍼져있다. 해외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만, 일본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와 중동 지역을 공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스랩은 아마존의 고객사이자 파트너사인 덕분에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 김 대표는 "잔디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공인된 인프라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며 "잔디 서비스가 잘 될수록 아마존도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마케팅을 협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업무용 협업툴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간편하고, 생산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협업툴을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토스랩 창업 스토리를 소개해달라.
▲티몬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초기에 4년간 일을 하면서 ‘업무를 하면서 혁신을 가져다주고, 도움을 주는 서비스는 없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다. 각자 맡은 업무나 일은 다르지만 그 기본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생각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이 효율화된다면 일에도 굉장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업무용 협업툴 ‘잔디’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업무용 협업툴 ‘잔디’는 얼마나 쓰이나.
▲2014년 회사를 설립하고 2015년 5월에 잔디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7년 초까지는 수익모델보다는 기업고객 1곳당 팀을 단위로 최대한 많이 확보하자는 목표를 세웠고 서비스를 무료 제공했다. 현재는 28만개 팀이 가입했고, 전체 가입자 수는 220만명 정도다. 가입자의 70~80%는 기업의 회사원이라고 보면 된다. 나머지는 협업이 필요한 학교, 단체, 협회, 기관 등 다양하다. 매출액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까지 매년 2배씩 성장하며 자리를 잡고 있다. 올해는 사업 확장을 위한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있다. 전체 잔디 사용자 중에 15%는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해외 사용자 비중을 점차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잔디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잔디는 쉽게 말해 ‘업무용 카톡’이다. 대기업 직원들도 카톡을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하고 있더라. 하지만 공과 사의 구분이 힘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이전 대화 내용을 볼 수 없어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파일 관리와 보안 등의 문제가 있었다. 누구나 회사 단톡방에 메시지를 잘못 올리는 실수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다만 쉬운 사용성과 누구나 접속돼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사용했던 것이다. 잔디는 카톡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모두 보완했다. 언제 어디서든지 동료 직원들과의 소통이 가능하되 휴가 중이거나 퇴근 후에는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부서별로 대화방을 따로 개설할 수 있고, 업로드한 파일은 영구적으로 보관 가능하다. 새로 들어온 사람도 과거 대화 내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수인계가 한방에 끝났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60~70대 사장님들도 쓸 수 있을 만큼 쉽게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재택근무 준비가 되지 않은 중소기업 300여곳을 대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비대면 바우처 사업’을 통해 지원했다. 기업은 비용의 10%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6개월 이상 노력을 기울였다. 투자를 받기 위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얼마나 가입자를 유치했는지, 그 가입자를 기반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는지 보여줘야 했다.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고 그 형태가 우상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동안 추진해온 사업이 앞으로도 얼마나 유망한지 설명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잔디 이용료는 얼마인지.
▲무료로 쓰다가 용량이 5GB 이상 넘어가면 1인당 한달에 5000원의 이용요금이 발생한다. 커피 한잔 값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기업고객의 경우 비용을 회사가 지불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부담이 없다. 커피 한잔 가격으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잔디 사용 업종은 정보통신(IT)이나 커머스 업종, 제조업, 교육업, 의료업 등 폭넓게 퍼져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아워홈, 넥센타이어, 코스맥스, 한양건설, 탑엔지니어링 등 상장사들이 쓰고 있다. CJ 계열사도 100여명 단위로 사용하고 있다.
-정보 유출이나 보안 우려는 없는지.
▲아마존웹서비스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공인된 인프라 위에 잔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의 정보는 안전하게 아마존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보관된다. 우리는 아마존의 고객사이자 파트너사로, 아마존 서버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있다. 잔디 서비스가 잘 될수록 아마존도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마케팅을 협업하고 있다.
-해외진출 계획과 향후 목표는.
▲아시아 국가를 타깃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투자하려고 한다. 이미 대만과 일본 시장에 진출해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고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와 중동 지역을 공략하고자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출장이 힘든 상황이라 사업을 확장하기 힘든 시기이지만 온라인상으로 최대한 시장 접근을 하려고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워크 애니웨어(Work Anywhere)’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파트너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목표다. 매년 2배 이상 빠른 성장을 통해 고객사들이 간편하고 생산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협업툴을 제공하고 싶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