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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깡통전세' 주의보…"1.5억에 팔리는데 전세가는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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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메우기 현상 더뎌지는 경기도 일부 지역 아파트
추후 입주 물량 따라 위험해질수도

경기도 '깡통전세' 주의보…"1.5억에 팔리는데 전세가는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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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주요지역에서 가파른 아파트 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파주와 고양 등 경기도권에서는 전셋값이 매맷값을 웃도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칫 세입자가 계약기간 만료후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거나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일부 보증금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와 고양시, 안산시 등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올해 11~12월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매매가보다 더 비싼 가격에 전세 거래가 체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파주다. 파주시 조리읍에 위치한 P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지난달 1억4136만(2층)~1억5004만원(15층)에 매매거래 됐다. 그달 전세매물이 2억원(7층)에 거래된 것 보다 5000만원이나 낮은 가격이다. 500가구가 채 안되는 이 단지는 지은지 10년이 안된 아파트다.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모두 걸어서 통학할 수 있어 전세 수요는 꾸준한 단지로 알려져 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일반적인 호가보다 싸게 거래될만한 사정이 있는 매물로 알고있다"면서도 "시세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시 금촌동에서도 비슷한 가격 역전 현상이 잇따랐다. 1400가구가 넘는 A아파트 59㎡는 지난달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1억92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진 반면 전세는 800만원 높은 2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2000가구에 육박하는 인근 B아파트 같은 면적의 아파트도 지난달 매매가가 1억8500만원이었지만 전세는 1억9400만원에 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외곽이기는 하지만 두 단지 모두 경의중앙선 금릉역세권인 택지지구인데다 단지 내에 초등학교까지 있는 대단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심지어 1기신도시인 일산신도시 주변부에서도 가격 역전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서는 300~400가구 규모의 두 단지내 소형 주택형에서 전세계약금액이 매매가보다 500만~1500만원 비싼 사례가 발생했다. 이밖에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의 G아파트 49㎡ 역시 매매보다 500만원 높은 가격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문가들은 서울이나 인접지역 등은 최근 매매가 강세로 웬만해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매매 수요가 위축된 수도권 외곽에서는 전세 수요가 꾸준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도권은 상대적으로 매매가격 상승이 부진한 반면, 수급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전세가격은 보다 명확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파주나 일산 구도심 등은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다보니 일부 역전현상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값과의 갭 메우기가 경기권으로 확산된다면 가격 역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여러 변수에 따라 깡통전세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놓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 같은 분위기가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단지의 매매 및 전세가격이 1억~2억원 수준으로 낮아 갭 역시 크지 않은데다 시중 유동자금도 풍부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의 경우 상황이 현재보다 심각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내년 경기도 입주 물량은 총 10만8732가구로 올해(12만2619가구) 대비 1만3887가구 가량 줄지만 파주시의 경우 300가구에서 5826가구로 20배 가까이 늘어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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