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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현실"…카풀 서비스 한계 여실히 보여준 풀러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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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업계 1위 촉망받던 풀러스, 대표 사임·구조조정 진행
220억 투자 받았지만 수익확보 한계…작년 손실만 117억
"한국에서 승차공유 스타트업 더 나오기 어려울 것" 지적도


"이것이 현실"…카풀 서비스 한계 여실히 보여준 풀러스 사태 카풀앱(이미지 출처:풀러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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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손선희 기자] 국내 1위 카풀 서비스 '풀러스'의 대표가 사임하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게 된 것은 국내 승차공유 서비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신개념 사업모델이 규제나 기존 산업과 충돌할 경우 이를 어떤 식으로 조정해야 할지 논의할 사회적 기반이 전무함을 드러낸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지난 7일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18일 대표직에서 사퇴한다는 사실을 사내 공지했다. 풀러스는 아울러 직원 70%가량을 구조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풀러스 관계자는 "규제 문제로 인해 사업 실적이 정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추후 사업모델 재점검과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풀러스 위태로워진 이유는 '수익성'= 풀러스는 네이버, SK(주) 등으로부터 2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후 투자금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으나 카풀 규제로 인해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창업 첫 해인 2016년 29억329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17억4473만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규제 완화 가능성이 난망한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올해 적자 규모가 커져 투자금을 모두 깎아먹을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풀러스는 2016년 쏘카 창업자인 김지만 씨와 김태호 대표가 공동 창업했다. 카풀 시장을 넘어 이동경로 데이터를 향후 모빌리티 산업에 활용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 회사였다. 지난해 말 기준 풀러스의 지분은 SK주식회사가 20%, 다음 창업자이자 카셰어링 업체 쏘카를 이끄는 이재웅 대표가 설립한 에스오큐알아이(SOQRI)에서 19%, 옐로우독산책하다투자조합이 8%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태호 대표 개인이 보유한 지분은 7%다.


김태호 대표의 사퇴를 두고 업계에서는 투자자들과 김 대표의 입장이 엇갈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투자금으로 사업을 영위해 온 풀러스의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가 없었던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사업 지속성을 위해 구조조정과 영업비용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김 대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호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했다는 점에서 마찰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함께 일해 온 직원들에게 '풀팸'이란 별칭으로 부르며 애정을 쏟았던 김 대표에게 구조조정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풀러스가 '출퇴근시간 선택제'라는 카드를 꺼내 정부·택시업계와 충돌을 야기한 것도 김 대표의 입지를 좁혔다는 분석도 있다. 풀러스는 지난해 11월 이용자가 직접 출퇴근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 선택제'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 81조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자가용으로 유상 운송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데, 풀러스는 법에 출퇴근 시간이 명시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나섰고 서울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카풀 업계 관계자는 "풀러스가 선택한 방식이 택시 업계를 자극하는 결과를 낳은 측면도 있지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상황도 이해가 된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 선택제라는 공격적인 사업 방식으로 갈등을 빚은 상황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여러 상황들이 맞물려 대표 사퇴나 구조조정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현실"…카풀 서비스 한계 여실히 보여준 풀러스 사태



◆규제 개선 가능성 불투명…"한국 승차공유 스타트업, 더 이상 없을 것" = 카풀 서비스들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풀러스 만의 일이 아니다. 우버도 국내에서 카풀 서비스인 '우버쉐어'를 출시했지만 강남·서초·송파에서만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3대 카풀 서비스였던 '티티카카'는 서비스 출시 5개월만에 사업을 접었다. 2위 서비스였던 '럭시'는 독자 생존 대신 지난해 11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되는 길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풀러스 사태와 별개로 카풀 규제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갈등을 해결할 당사자인 정부조차 규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없어서다. 정부가 택시업계의 반발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찾기 보다는 택시업계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에서 승차공유 서비스 관련 규제 완화를 시도했지만 카풀 규제 완화 논의는 전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4월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4차위 해커톤 안건에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함께 논의해야 할 당사자인 택시업계가 아예 논의를 거부했다.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입법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승차공유 규제 완화 취지의 공청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택시업계 관계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풀업계는 현행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정부의 명확한 유권해석 만으로 규제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는 묵묵부답인 상태로 수 개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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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시업계의 기득권이 강하고 정부도 눈치를 보다보니 택시업계의 이익이나 요구를 넘어설 수 없는 문화가 있다"며 "정부가 법을 만들고 택시를 설득할 명분이나 당근을 찾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승차공유 서비스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더 이상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간에 국내에 승차공유 서비스가 안착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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