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포기 한달새 122.9% 급등
도매가 오름세 153%…추가 상승 가능성
작년 8월부터 배추값 상승…추석 앞두고 포기당 1만원
金배추 논란·포장김치 품절사태 재연 우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배추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여름 이른 폭염이 계속되면서 작황 부진으로 채솟값이 폭등한 가운데 배춧값마저 크게 뛰면서 김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전국평균 배추 소매가격(한포기)은 5401원으로 한달새 122.9%나 급등했다. 1년전과 비교하면 42.5%, 평년대비 78.5% 오른 수준이다. 부산과 대구 울산 등 폭염이 맹위를 떨친 남부지방의 재래시장에선 최고 8000원까지 치솟았다. 배추농가와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대형마트의 경우 포기당 2670~4400원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이 5000원을 훌쩍 웃돌았다.
배춧값 오름세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채솟값이 줄줄이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시금치(1㎏,1만2766원) 가격은 한달새 186.1%, 전년보다 73.1% 뛰었다. 같은기간 상추값(100g, 1711원)은 157.3%, 얼갈이배추(1㎏, 3769원)는 111.7% 급등했다. 여름을 대표하는 김치 재료인 얼갈이배추의 경우 1년전보다 77.3%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배추가격이 더 오를 경우 김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랭지 배추의 경우 생육기에 가뭄에 이은 폭염과 폭우로 작황이 줄어들면서 최근 한달새 도매가격이 크게 올랐다. 배추 도매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 현재 비교적 저렴한 대형마트마저 가격 인상에 가세할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4일 기준 포기당 3594원으로 전월대비 153.0% 상승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배추가격은 8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추석연휴를 앞둔 9월에는 포기당 1만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홈쇼핑에선 김치가 완판행렬을 이어갔고, 대형마트에서 포장김치가 품절사태를 빚었다. 배추가격이 비싸 직접 담가먹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로 몰린 탓이다. 다행히 지난해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배추가 출하되면서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올해 추석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주부 김미선씨(51,여, 인천 구월동)는 "작년 여름에도 폭염으로 배춧값이 크게 올랐었는데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날 발표한 '7월 생필품 가격동향'을 봐도 전월대비 가격이 가장 오른 10개 품목 중 5개가 신선식품이었다. 오이(54.0%)와 시금치(46.2%), 배추(43.6%) ,호박(34.0%), 무(5.7%) 등 밥상에 자주 오른 제철채소다. 다만 갈치(-23.3%)와 감자(-13.6%), 양파(-9.7%), 당근(-5.1%), 마늘(-4.0%) 등은 전월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단무지(-5.8%)와 캔커피(-4.6%) 등 가공식품과 치약(-6.9%), 구강청정제(-6.4%), 갑티슈(-4.8%) 등도 가격이 내려갔다.
올초부터 가격 상승폭이 컸던 계란과 오징어는 한달간 가격변동이 크게 없었다. 다만 1년전과 비교할때 계란값은 42.5% 높은 수준이고, 오징어 가격은 35.5% 올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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