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대사관 근처에서 폭탄 실은 차량 폭발…출근 시간에 발생해 피해규모 커
韓대사관 일부 파손…카불 거주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공관 지역에서 31일(현지시간)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고 아프가니스탄 보건 당국이 밝혔다.
이날 차량 테러는 오전 8시께 카불 중심부에 있는 독일대사관 근처에서 발생했다. 이 곳은 모함마드 아크바르 칸 대통령궁과 영국대사관도 인접해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폭탄을 실은 자동차가 큰 폭발음을 내며 거리 한복판에서 터졌고 사고 당시 엄청난 진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폭발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들과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사람들이 뒤섞이면서 현장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폭발 현장으로부터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강한 진동과 폭발음이 들렸다. 독일대사관에서 100m가량 떨어진 일본대사관도 폭발로 인해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직원 등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NHK방송은 전했다.
주카불 한국대사관도 건물 일부가 파손됐지만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에는 대사관 직원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관계자 등을 포함해 25명이 거주 중이며 대사관에서 전원무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출근 시간대에 시내 한 가운데서 발생하면서 인명피해 규모가 더 컸다.
사건을 조사 중인 카불 경찰 측은 "독일대사관 근처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테러범의 정확한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나집 대니쉬 아프가니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미국대사관을 표적으로 한 공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이번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은 8400명 규모다. 이중 2000여명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 집단을 격퇴하기 위한 대테러 대응에 참여하고 있다.
CNN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과 이번 테러의 연관성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이 지역 안보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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