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역사적인 '남북 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세계선수권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새러 머리(29·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 리그) 대회 네 번째 경기에서 북한을 3-0(2-0 1-0 0-0)으로 이겼다. 한국은 대회 4전 전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하루 휴식 후 8일 네덜란드와 대회 마지막 경기를 한다.
한국-네덜란드전 승자가 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3부 리그) 승격 티켓을 가져간다.
남북이 한반도에서 아이스하키 공식 대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6년 3월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남북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린 적이 있으나 당시는 친선 대회였다.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한 갈등으로 남북이 극한의 대치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성사된 남북 대결에 해외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북한의 적수가 못 됐다. 첫 대결이었던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북한에 0-10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이후 2014년 아시아 챌린지컵까지 4전 전패를 당하며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을 4-1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승리했고 이날 2연승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6분 50초,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상황에서 박예은이 오른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때린 리스트샷으로 선취골을 넣었다.
한국의 두 번째 골도 파워 플레이에서 나왔다. 한국은 11분 27초에 박예은이 중앙에서 날린 중거리 샷을 문전 앞에 있던 조수지가 방향만 살짝 틀어 골네트를 갈랐다. 17분 57초에 문전 혼전 상황에서 이은지가 골을 터트려 3-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역사적인 '남북 대결'을 관전하기 위해 이날 경기장에는 만석(7천석)에 조금 미달하는 5천80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남북공동응원단은 이날도 경기장을 찾아 "우리는 하나", "반갑습니다"를 외치며 남북한의 뜻깊은 행사를 열렬히 응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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