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양손 다 들어준 호남, 그 속뜻은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호남 민심'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일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일까. 정치권에선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일종의 세대갈등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의 향배는 결국 본선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27일 치러진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압승을 거뒀다. 지난 25~26일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선 안 전 대표가 압도적인 득표에 성공했다. 두 개의 선거결과를 놓고 야권 내부에선 난감하단 분위기가 확산됐다.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곧 반문(반문재인) 정서의 승리란 해석에 금이 간 까닭이다.

당장 호남에선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경쟁이 화두가 됐다. 다만, 문 전 대표 측은 두 사람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불편한 기색이다. 득표수를 비교해본다면, 호남 민심은 '문재인·안철수' 양자 구도가 될 수조차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문 전 대표는 14만2343표(60.2%), 안 전 대표는 5만9731표(64.6%)를 얻었다. 문 전 대표가 안 전 대표 보다 2배 이상의 호남 표를 확보한 모양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28일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는 일종의 (문 전 대표에 대한)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호남은) 문 전 대표는 확실히 정권교체를 하도록 힘을 모아주신 것이고, 안 전 대표나 국민의당은 격려를 통해 협력해서 다른 역전의 가능성이나 반전의 가능성을 차단시키라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 캠프의 공동특보단장인 이춘석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안 전 대표의 득표수가 호남 민심을 대표할 만큼의 큰 수는 아니었다"고 했다.

하지만 호남에서 반문 정서의 힘을 확신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호남민심은 사실상 반문이었다"고 정의했다. 이 의원은 또 "호남에서 안 전 대표의 반문의 힘 그리고 우리 민주당 내에서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교체의 힘 그것은 상승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를 향한 호남의 지지가 보다 '순수한 민심'이라고 강조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안철수의 65%는 결국 국민들이 걸어 나와서 투표한 것"이라며 "문재인의 60%는 자기들이 등록시켜서 자기 식구들이 한 것이다. 이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호남 민심을 '친문(친문재인)이냐, 반문이냐'로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세대 분리 현상이 호남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젊은층(20~40대)은 문 전 대표, 장년층(50대 이상)은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식이다. 박 대표도 "부인하지 않는다"며 "젊은 세대들이 그래도 촛불 정국에서 사이다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혁명적 청소, 이런 얘기에 문 전 대표가 거기에 동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