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이언스 포럼] 과학혁명과 세대교체

시계아이콘01분 59초 소요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책인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를 출판한 것은 1543년이었다. '과학혁명'이 코페르니쿠스부터 시작된 것은 분명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하자마자 바로 혁명적인 일들이 벌어진 것은 아니다. 코페르니쿠스는 책이 출판된 해에 70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의 주위를 도는 행성들의 운동을 타원운동이 아니라 원운동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1500년 전 프톨레마이오스가 체계화한 천동설에 비해 행성들의 운동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지도 못했다.

[사이언스 포럼] 과학혁명과 세대교체
AD


이탈리아 출신의 사제 조르다노 브루노는 지구가 다른 행성과 마찬가지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밤하늘의 별들도 또 다른 태양으로 지구와 같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으며 그곳에도 지구와 같이 생명이 숨 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의 주장들은 현재 명확하게 밝혀진 과학적인 사실이며 마지막 주장도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믿고 있다. 하지만 조르다노 브루노는 8년이나 감옥에 갇혀 있다가 종교재판을 받고 화형에 처해졌다. 이때가 코페르니쿠스의 책이 출판된 지 50년도 더 지난 1600년이었다.

불과 10년 뒤인 1610년에 이탈리아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 4개를 발견했다.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는 지구 중심의 관점에 맞지 않는 현상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에 금성의 모양이 달처럼 변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현상이었다. 하지만 사실보다는 자신의 믿음이 더 중요했던 사람들은 갈릴레오의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것마저도 거부했다.


갈릴레오와 동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1609년부터 1621년 사이에 행성의 궤도가 원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내용을 포함하는 3개의 행성 운동의 법칙을 발표했다. 케플러의 이론은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한층 발전시킨 것으로 행성들의 운동을 아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케플러는 종교박해와 싸우며 각지를 전전하다가 1630년에 빈곤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갈릴레오는 1632년에 지동설을 지지하는 '프톨레마이오스와 코페르니쿠스의 두 세계체계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출판하여 상당한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1633년에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 회부하였고, 종신 감금과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관점을 포기할 것을 선고하였다. 1642년 갈릴레오가 사망할 때까지 감금은 풀리지 않았다.


아이작 뉴턴은 갈릴레오가 사망한 1642년에 영국에서 태어났다.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가 출판된 지 99년째가 되는 해였다. 뉴턴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케플러를 포함한 선배 과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여,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돌게 하는 힘이 '중력'이라는 것을 밝혔고, 이런 내용이 1687년 '프린키피아'로 출판되면서 과학혁명이 완성되었다.


그럼 조르다노 브루노를 화형 시키고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 회부했던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간단하다.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볼 때 모든 사람에게는 생물학적인 수명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은 도민준이나 도깨비처럼 수백 년을 살지 못한다.


물론 그 사람들도 자신의 믿음을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가게 하려고 노력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도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부모님들이 이상한 이야기를 메시지로 받고 이상한 집회에 나간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꽤 보았을 것이다.


과학혁명이 완성되는 데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2000년이 넘는 믿음을 바꾸는 시간으로 보면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구세대는 퇴장하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과학혁명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완성된 것이다. 과학은 그 자체로 진실이 아니라 진실을 찾아가려는 노력의 과정이다.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과학이 등장할 수도 있고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지동설이 다시 천동설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혁명의 가장 큰 성과는 승리의 경험을 가진 새로운 세대를 탄생시켰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패배와 절망에 익숙해진 이전 세대와는 분명히 다른 세대일 것이다. 승리의 경험을 가진 새로운 세대에 의해 우리의 혁명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그 세대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이언스 포럼] 과학혁명과 세대교체 이강환 관장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