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두비두' 이용자 점점 줄어…SKT '핫질'은 매각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이동전화 시장의 포화상태로 통신사들은 트래픽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에 주목하고 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다.
8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KT의 동영상 플랫폼 앱 '두비두'의 2월 이용자 수는 2만9000여명에 그쳤다. 1인당 월 이용 시간도 5.3분이다. 지난 12월에는 이용자 수가 10만6000여명, 1월에는 7만8000여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KT는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 방법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하우투(How to) 비디오'의 검색량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 8월 비디오 콘텐츠의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 검색, 연계상품 커머스까지 가능한 플랫폼 두비두를 선보였다.
KT는 아시아를 시작으로 2020년 북미ㆍ유럽까지 진출, 2억명의 글로벌 이용자에게 한류 상품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튜브, 페이스북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KT는 두비두의 커머스 기능을 통한 수수료 수익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미 유튜브 등 글로벌 서비스 뿐 아니라 아프리카TV 등 국내 개인방송 플랫폼까지 탄탄하게 시장을 구축하면서 신규 이용자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개인방송 등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동영상 플랫폼 '파이브덕스'와 '핫질'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미미한 반응을 보이면서 결국 지난해 10월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에 두 서비스를 양도했다.
동영상 플랫폼은 통신사의 숙원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용자를 실질적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 모색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가 주목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돈은 내가(통신사) 다 투자하고 과실은 쟤네가(동영상 플랫폼 사업자) 다 가져간다'는 말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회의 내내 나왔다"면서 그 중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의 트래픽이 폭주하면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구축비용에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자체 동영상 플랫폼으로 광고, 콘텐츠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통신사들의 동영상 플랫폼은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탑재 방식이 유일한 성공 모델이다. SK텔레콤은 '옥수수', KT는 '올레TV 모바일', LG유플러스는 'LTE 비디오포털'을 이동전화 가입자의 스마트폰에 의무로 설치한다.
이 같은 전략은 가입자를 일정 수준까지는 끌어모으는데는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한계다. 통신사 이름표를 떼는 순간 다른 서비스로 금방 대체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우선 당장의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체 콘텐츠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한 뒤 이를 개방하는 플랫폼 전략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양현미 GSMA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통신사들이 디지털 시대에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DNA'를 바꿔야 한다"며 "우버, 카카오톡 등과 같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모델을 택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