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장
페인팅 전문로봇·솔라부스 도입
프리미엄 SUV 개발, 위상 높아져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해 '6'은 르노삼성자동차에 최고의 한 해를 선물한 행운의 숫자였다. 2016년 SM6와 QM6 두 '6 시리즈'가 상반기와 하반기 연이어 성공했고 그 결과 6년만에 최대 내수 실적 기록을 세웠다. 르노삼성이 6번째 신규 라인업으로 선보인 SM6는 르노삼성 모델로는 6년만에 베스트셀링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르노삼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SM6와 QM6는 르노삼성 중앙연구소가 연구개발을 주도한 모델로, 개발을 책임졌던 권상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장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최근 경기 용인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권 소장은 SM6와 QM6의 성공 비결로 독일 고급차 수준의 감성품질을 꼽았다. 권 소장은 "SM6와 QM6는 주요 개발 포커스를 감성품질에 맞췄다"면서 "범퍼와 펜더(바퀴덮개) 결합 부분에 종이 한 장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게 맞추는 등 독일 고급차 이상으로 끌어올린 감성품질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감성품질이란 재질의 고급스러움, 균일한 색감과 광택 등을 포함한다. 권 소장은 "같은 색이라도 쓰이는 소재에 따라 색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범퍼와 사이드미러의 플라스틱 재질의 흰색과 보닛의 철체의 흰색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바로 실력이다. 햇빛 아래서 보면 이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차의 감성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SM6와 QM6의 생산에 앞서 페인팅 전문 로봇을 도입하고 태양광 아래 색감을 균일하게 맞출 수 있도록 하는 솔라 부스를 설치하는 등 40억~50억원을 투자했다.
권 소장은 "SM6와 QM6가 성공하기 전까지 3년간이 르노삼성이 가장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았다"면서 "시제품 제작을 위해 재작년 겨울 직원들과 부산 공장에서 근무를 했다. 당시 난방을 할 수 없어서 내복을 껴입고 서로 옹기종기 모여서 일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한국인으로는 처음 르노삼성 연구소장을 맡은 권 소장은 사무실에서 전세계를 몇 번씩 오가는 바쁜 시간을 보낸다.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한국과 중국 연구소 업무를 담당하고 프랑스 본사가 업무를 시작하는 오후 4시 이후에는 본사 관련 업무를 소화한다. 권 소장은 "첫 한국인 소장이다보니 내가 잘해야 한국인 후배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고 그만큼 남다른 각오로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M6와 QM6의 성공으로 르노삼성은 물론 그룹 내 중앙연구소의 위상도 높아졌다. 최근 중앙연구소는 르노그룹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을 전담하게 됐으며 글로벌 연구소로의 도약을 위해 이번 주부터 연구소 명칭도 '르노테크놀러지 코리아'로 변경했다. 권 소장은 "차 개발은 무엇보다 각 단계별 일정 준수가 중요한데 우리 연구소의 경우 무엇보다 시간 엄수가 정확하다. 지난해 달성률이 99.7%에 달했다"면서 "또한 부서간 협력, 파트너 업체의 경쟁력 등이 우리 연구소가 그룹내에서 인정받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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