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삼척시와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진행 중인 '삼척 흥전리사지' 삼층석탑주변유적 조사에서 ‘대장경(大藏經)’이 새겨진 비조각과 방곽 아궁이를 갖춘 대형 온돌 건물지 등이 발굴됐다.
2014년부터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사지(三陟 興田里寺址)는 동·서원(東·西院)으로 구성된 대형 산지가람이며, 이번에 금당지(金堂址), 탑지(塔址)를 비롯한 주요 시설들이 확인됐다.
지난 8월9일 착수한 이번 조사는 청동정병이 출토된 동원 1호 건물지의 서편과 서원 탑지 주변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주요 유구로는 방곽 아궁이를 갖춘 대형 온돌 건물지와 남북으로 긴 측면 1칸의 건물지 1동, 담장, 지정시설 등이다.
특히, 흥전리사지에 주석했던 승려에 대한 실마리를 보여주는 ‘당조장대장경이지함(唐朝將大藏經而至咸)~’이 새겨진 비조각과 귀면와(鬼面瓦), 가릉빈가 상수막새 등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비조각들을 통해 흥전리사지에 주석했던 승려는 김씨 성으로 신라왕경의 명문집안 출신으로 추정된다. 그는 당나라에 유학했으며, 당나라 대장경과도 접촉했고, 국통의 지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현존하는 통일신라시대 비문 중에서 ‘대장경’이 언급된 것은 ‘대안사적인선사조륜청정탑비’(大安寺寂忍禪師照輪淸淨塔碑)뿐으로 이번에 출토된 비문 등을 통해 당시 선진문물인 당나라의 대장경에 대한 통일신라 승려들의 접촉과 연구가 지속해서 있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동원지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통일신라시대 온돌시설이 확인되어 주목된다. 이번에 조사한 2호 건물지에서는 판석으로 만든 방곽 아궁이와 ㄷ자형 고래 시설을 갖춘 구들이 조사됐다.
흥전리사지는 창건 초기부터 폐사까지 기간이 짧은 탓에 유구가 중복되는 등 변형이 적어 통일신라시대 건물지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5일 오후 1시 발굴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와 정부3.0 서비스정부 추진가치에 따른 현장 공개를 실시한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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