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으로 상장 공모가 뻥튀기
경영진은 '꼼수' 차익 실현…주가 급락
'유증 없다' 약속도 무색…해 바뀌자 바로 증자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루닛의 신뢰성과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상장 때 예측했던 순이익이 1000억원이상 빗나갔고, 그 사이 경영진들이 '꼼수' 지분 매각을 하는 등 주주들이 실망할 만한 행동을 계속 했기 때문이다. 이번 증자도 '계획이 없다'는 그간의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은 2022년 7월21일 기술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순손실이 561억원에 달하는 적자 기업이었던 만큼 미래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루닛이 제시한 실적은 드라마틱했다. 2023년 적자 폭이 240억원으로 줄어든 후 2024년 86억원 흑자 전환, 2025년 5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를 2022년 가치로 환산한 후 동종업계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공모 희망가(4만4000~4만9000원)를 산정했다. 이렇게 루닛은 365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처참했다. 루닛은 2023년 순손실 368억원, 2024년 순손실 8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도 누적 순손실 150억원을 냈다. 상대적으로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이 적어보이는 이유는 주가 하락으로 인해 현금 유입이 없는 전환사채(CB) 파생금융부채평가이익이 813억원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 관련 순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공모가가 '뻥튀기' 된 셈이다.
실제 루닛은 이번 증권신고서에서 상장 당시 부실한 추정치를 제시한 점에 대해 실토했다. 루닛은 큰 폭의 실적 괴리율에 대해 ▲글로벌 시장 침투율 가정 오류 ▲병원 도입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 ▲제약 산업 의사결정 구조 오판 등의 실책을 범했다고 밝혔다.
결국 실적이 예상과 달라지면서 루닛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 피해는 주주들의 몫이 됐다.
이 와중에 루닛의 경영진들은 '꼼수' 지분 매도에 나서며 주주들의 지탄을 받았다. 2024년 12월18일 박현성 CFO, 팽경현 CPO 등 임원 6명은 보유 주식 일부를 미국계 펀드 운용사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들은 각자 보통주 6만4156주를 주당 7만7934원에 팔았다. 1인당 49억9993만3704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50억원을 넘기지 않은 이유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지목했다.
이 제도는 내부자의 대량매도가 주가 급락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회사 경영진 등이 지분 1%이상 혹은 50억원 이상을 거래할 때 가격과 수량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하는 제도다. 자신들의 매각 사실을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물량을 50억원 이하로 맞췄다는 의혹이 나온 이유다. 이 거래 후 루닛의 주가는 폭락했다.
이처럼 주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루닛은 또 다시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유상증자는 없다'고 공언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다. 루닛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유증 계획이 없다고 한 것은 2025년만큼은 추가 유증계획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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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루닛 관계자는 "시장 상황의 변화와 그에 따른 회사의 전략 방향 수정 등이 있었다 하더라도,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주주에게 실망을 준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이번 유증으로 재무구조를 탈바꿈해 올 연말에는 손익분기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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