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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충격 크다" 韓 채권시장에 이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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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공격에 유가 급등
물가 자극 우려에 국고채 금리↑
전쟁 장기화 여부에 주목
WGBI 유입은 수급상 호재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색채가 확연했던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한숨 돌리는가 했던 국내 채권시장이 재차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며 물가 상승 우려가 부각된 탓이다. 다만 빠르면 이달 말부터 유입될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자금은 수급 측면에서 완충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중동발 악재에 채권시장 '출렁'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180%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13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3.594%까지 오르며 지난주 금통위 직후 3.4%대로 내려섰던 흐름을 되돌렸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소 훈풍이 불던 채권시장에 이란 사태라는 돌발 악재가 출현했다"며 "지금은 상방 리스크가 좀 더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보다 충격 크다" 韓 채권시장에 이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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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증시와 달리 채권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성장률 상향 기대와 정책 경로 불확실성 속에서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작년 말 2.9%대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9일 연중 최고점인 3.26%대까지 치솟았고,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도 60~70bp까지 확대됐다. 이는 팬데믹 이후 평균(35bp)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주 금통위에서 동결 우위의 점도표가 제시되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스프레드가 과도하다"며 국고채 단순매입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채권시장은 즉각 안도했다. 장중 3년물 금리는 3.03%까지 하락했고, 증권가에서는 "약세 일변도였던 채권시장이 터닝포인트에 진입했다" "사실상 금리 고점이 확인됐다"는 평가도 쏟아졌다.


하지만 하반기 물가 'V자 반등'을 둘러싼 경계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발한 미국·이란 사태가 추가 변수로 부상하며 채권시장에 직격탄이 된 것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석유 수입량의 약 72%, 천연가스 수입량의 35%가 중동산인 만큼, 국고채 시장의 충격은 미국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며 국고채 10년물 금리 상단을 3.65%까지 제시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갈등으로 국제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2월 금통위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우려 완화 속도가 더디고 폭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장기화 여부…"수급 호재 대기 중"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하느냐를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개월 이상 장기화하며 유가 100달러 초과 시 채권시장에도 긴장감을 높일 재료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안 연구원도 "2개월 이상 장기화 시 주요 채권금리의 연중 고점 재탐색 구간이 우려된다"면서 "한미 모두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양측 공격이 거세지며 불확실성을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늦어도 가을 이전에는 사태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보다 충격 크다" 韓 채권시장에 이란 악재

수급 측면에서는 금리 상단을 제어할 요인도 대기하고 있다. 당장 4월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을 앞두고 이달 말부터 관련 글로벌 자금 유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KB증권은 WGBI 내 한국국채 비중이 4월 0.26%에서 오는 7월 1%를 돌파하고 11월에는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기금 자금 유입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기준 국민연금 자산 배분안에서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58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의 국내 채권 매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구두성 개입에 나선 한은에 이어 정부도 1분기 국채발행을 최소화하는 등 채권시장 안정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3월까지 발행 진도율이 정부의 1분기 목표(27~30%) 하단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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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시장 안정에 대한 한국은행 의지가 2월 금통위에서 확인됐고, 미약한 내수 모멘텀은 공급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 가능하다"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는바, 전쟁 관련 금리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연초 국채 시장 약세의 핵심 동인은 최대 두 차례의 금리 인상 공포와 수급 공백이었다"면서 이러한 두 가지 요인이 완화되며 3월 국내 채권시장이 점점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3월 한 달간 국고채 3년물, 10년물 금리 밴드로 각각 2.95~3.20%, 3.30~3.60%를 제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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