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1% "자사주 매입·액면분할" 요구
2008년에도 주주제안 있었지만 부결
밀가루 담합 조사 속 주주환원 논쟁 재점화
대한제분이 창사 7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952년 설립 이후 국내 제분 산업의 '맏형'으로 불려온 이 회사는 최근 6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밀가루 가격 담합 사태에 연루되며 사법·세무 리스크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과 자기주식 취득을 요구하는 주주제안까지 나오는 등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본격화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오는 27일 인천 중구 인천공장에서 제7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 안건에는 재무제표 승인 외에 '액면분할 관련 정관 일부 변경'과 '자기주식 취득'이 포함됐다. 두 안건은 소액주주가 제안했다. 회사 측은 "제안자의 지분율은 1%대"라고 밝혔다.
상법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가 주주총회 안건을 제안할 수 있다. 소액주주가 요구한 액면분할은 유통주식 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자기주식 취득 안건은 회사가 보유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라는 내용이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고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주주제안은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배당 성향이 10%에 못 미치면서 주식가치가 자산가치를 크게 밑도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주당 4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총액은 약 65억9900만원이다. 전년(3500원·약 57억7000만원)보다 늘었다. 시가배당률은 2.6%다. 하지만 순이익 701억원 가운데 배당금은 약 66억원에 그쳐 배당 성향은 9% 수준이다. 최근 상장사 평균 배당 성향(20~30%)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대한제분은 2019~2020년 주당 2000원, 2021~2023년 2500원, 2024년 3500원, 지난해 4000원으로 배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해왔다. 배당총액은 2019년 33억원에서 2025년 66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 증가 폭에 비해 환원율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대한제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3751억원으로 전년(1조3747억원)과 유사했다. 영업이익은 622억원으로 13.9%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701억원으로 43.7% 증가했다. 유형자산 및 관계기업 손상차손 인식 금액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1조5360억원, 부채총계는 4315억원, 자본총계는 1조1045억원이다.
대한제분은 1952년 설립된 국내 대표 제분업체로 밀가루와 사료 등을 생산한다. 최근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대외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주환원 문제까지 주총 안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가결 여부는 최대 주주 측과 기타 주주의 표심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최대 주주 디앤비컴퍼니(27.82%)와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7.01%) 등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은 42.33%다. 2024년 말 기준 소액주주는 5559명으로 전체 주주의 99.59%를 차지한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42.54%로 최대 주주 측과 비슷한 수준이다. 표 대결이 현실화할 경우 캐스팅보트는 기타 주주 지분에 달릴 가능성도 있다.
대한제분은 과거에도 주주제안을 경험한 바 있다. 2008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측은 주당 1만2000원 배당을 요구했으나, 회사 안인 3000원이 통과됐다. 당시 감사 선임을 둘러싼 주주제안도 자동 폐기됐다. 지분 구조상 주주제안이 관철되지 못한 전례가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소액주주 제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담합 조사와 세무조사가 동시에 진행 중인 가운데 자본 배분을 둘러싼 주주 요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주총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정부 들어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소액주주 목소리가 커진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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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총에는 이건영 회장과 이종민 그룹기획부문장의 재선임, 이진성 사장대우의 신규 선임 안건도 상정된다. 경영진 재신임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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