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자율성 높인 새 공모제도도 마련…연내 상장규정 등 개정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전도유망한 기업이라면 적자 상황이더라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는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 신설된다. 또한 기업공개(IPO) 주관사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공모제도도 새로 마련된다.
5일 금융위원회는 '상장·공모제도 개편방안' 발표하고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제외한 관련 규정을 연내에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편안은 성장성 있는 기업이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상장·공모시장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금융위는 우선 적자기업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테슬라'요건을 신설한다. 자기자본을 비롯해 생산기반, 시장인지도가 취약한 초기기업이 대상이며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 ▲직전 매출액 30억원 이상 ▲직전 2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이면 된다. 또한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이고 ▲공모 후 주당순자산가치 대비 공모가(PBR)가 200% 이상인 경우도 가능하다.
별도의 질적 심사기준도 신설한다. 기존의 상장기준으로는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별도의 질적 심사는 성장성 위주하되 경영상태가 공모자금 투자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 개선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요건 중 매출, 이익 등에 관한 요건은 상장 후 5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시총 확보과정에서 무리한 공모가 산정 등이 나타나지 않도록 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시 상장 후 3개월간 일반청약자에 대해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부여할 예정"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청약자에 대해 상장 후 1개월 이상 환매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을 전제로 상장주관사의 자율성을 강화한 IPO 공모제도도 도입한다. 금융위는 상장주관사가 수요예측 참여 기관을 자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정에 명시하는 한편 가격발견에 도움을 준 신뢰성 있는 기관투자자를 우대하는 근거도 명확히 할 방침이다. 기관투자자의 범위 역시 창투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희망공모가격 산정근거와 관련한 증권신고서 기재여부도 상장주관사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산정근거를 기재하지 않는 경우 해당 주관사가 과거 3년간 주관업무를 담당한 IPO의 기간별 수익률을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50억원 미만 소규모 IPO에만 허용되는 경매방식이나 단일가격 방식을 허용하면서 주관사가 특례상장 추천, 풋백옵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인수수수료 이외에 발행기업의 신주인수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 과장은 "그간 공모가격 산정근거 의무 기재에 따라 가격산정 방식이 획일화되고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혁신기업 가치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주관사와 인수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신고서 부실 기재 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를 인수단에 참여한 모든 증권사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새로운 인수업무 관행 정착을 위해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규율을 정비하고 비합리적 수요예측 참여자와 과거 1년 동안 상장을 주선한 기업의 주요주주 등에 대해 6개월 이상의 의무보유 확약을 요구할 방침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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